이화여대 음대 학생 비상대책위, 미투 행진 연다

중앙일보

입력

이화여대 음악대학 관현악과 성폭력사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9일 오후 7시 이화여대 교내에서 ‘교수 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이화인 행진집회’를 열겠다고 28일 밝혔다. 비대위 측은 “음대 A교수와 조예대 K교수 모두 수업에서는 배제되었지만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학교 측에서는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에 대한 처벌이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집회를 열게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3일 이화여대 학생들이 관현악과 교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유진 기자

지난 23일 이화여대 학생들이 관현악과 교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유진 기자

이에 대해 이화여대 측은 “두 사건 모두 제보가 올라온 다음날 양성평등센터에서 조사에 착수했다”며 “여성가족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해당 교수에게 관련 사실 진술서와 함께 피해 학생에 대한 접촉 및 연락을 금지하는 서약을 요청했으며, 처리 경과는 즉각 홈페이지에 공지해 교내 구성원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추행 의혹 교수 파면 요구 #2차 피해 방지 등 학교 측에 요구 #학교 "진상조사 후 합당한 조치"

이화여대는 30일 해당 사건에 대한 1차 성희롱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심의위에는 학생위원 2인이 포함된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음악대학 A교수는 지난 26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학교 당국은 “사표 수리를 보류하고 예정대로 진상조사를 진행한 후 결과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3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이화여대의 한 교수 연구실 앞에 붙은 학생들의 항의 포스트잇. 권유진 기자

지난 23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이화여대의 한 교수 연구실 앞에 붙은 학생들의 항의 포스트잇. 권유진 기자

앞서 지난 22일 이화여대 음악대학 학생들은 관현악과 소속 A교수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오전 학생들은 페이스북에 ‘A교수 성폭력 사건 비상대책위원회’ 페이지를 만들고 성명문을 게시했다. 게시자는 “A교수는 전공 지도교수로 부임한 이후 개인레슨 시간은 물론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학생들에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비롯한 성폭력을 일삼아왔다”며 “자세교정, 악기 지도 등을 이유로 가슴 언저리와 골반, 허벅지 등을 만지며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밝혔다.

A교수는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악기를 가르칠 때 자세 교정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성적인 의도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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