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대응 위해…’ 이화여대 성추행 의혹 음대 교수 사표 보류

중앙일보

입력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성폭력 문제를 빚은 관현악과 A교수 사무실 앞에 학생들의 항의 포스트잇과 문구가 붙어있다. [뉴스1]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성폭력 문제를 빚은 관현악과 A교수 사무실 앞에 학생들의 항의 포스트잇과 문구가 붙어있다. [뉴스1]

이화여자대학교가 교내 미투 사안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27일 이화여대는 “최근 교내에서 발생한 조형예술대학 및 음악대학 미투 사안과 관련해 긴급하게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철저하게 조사한 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강경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에 따르면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음악대학 A교수는 지난 26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학교 당국은 “사표 수리를 보류하고 예정대로 진상조사를 진행한 후 결과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구성원이 안전감을 느끼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학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는 7월 독립기구로 ‘인권센터’를 출범해 학생들을 실질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이는 학생들이 “다시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당연한 인권을 위해 크고 절박한 용기를 내지 않아도 되도록 각성하라”고 촉구한 것에 응답해 대응 계획을 밝힌 것이다.

지난 23일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열린 ‘이화여대 음대 미투 운동을 지지하고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지난 23일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열린 ‘이화여대 음대 미투 운동을 지지하고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앞서 지난 19일과 22일 SNS 등에서 이화여대 음악대학 A교수와 조형예술대학 B교수가 교수의 지위를 이용해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해왔다는 폭로가 잇따랐다.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학교는 학내 미투 운동에 대한 응답과 피해자를 보호할 실질적 대책을 내놓으라”며 기자회견 등 단체행동에 나섰다.

이화여대는 지난 20일과 22일 성추행 폭로 사안을 인지한 뒤 해당 단과대학 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해당 교수들을 수업과 학내 활동해서 배제하기로 당일 결정했다. 이어 학내 양성평등센터도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교수들에겐 사실 진술서와 피해자에 접촉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요청했다. 교수들에 대한 징계는 성희롱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교원징계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학교 측은 미투 사안 처리 경과를 홈페이지를 통해 구성원에게 알리고 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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