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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검찰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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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전직 대통령 가운데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된 건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40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1995년 11월 두 차례(1일·15일) 검찰에 불려 나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총 27시간 조사를 받은 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같은 해 12월 검찰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도 내란죄 등의 혐의로 출석을 통보했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골목성명’을 발표한 채 조사를 거부했다. “종결된 사안의 수사는 진상 규명을 위한 게 아니라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으로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내용이었다. 전 전 대통령은 고향인 경남 합천에 내려가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12월3일 구속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30일 뇌물수수 혐의로 소환돼 12시간 조사를 받았다. 검찰 수사 후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21일 검찰에 소환됐다. 박 전 대통령은 현직 시절 국정농단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됐지만 검찰 조사에 수차례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파면 이후 검찰이 소환에 나서면서 어쩔 수 없이 포토라인에 섰다. 21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소환 열흘 뒤 구속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받는 역대 5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