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자본시장의 아마존 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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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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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54·사진) 신임 NH투자증권 사장이 “아마존·페이스북 같은 자본 시장의 플랫폼 사업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강당에서 한 기자 간담회에서다.

IB 전문가 정영채 신임 사장 #“기업금융 다양한 서비스 제공”

정 사장은 “아마존은 전자상거래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클라우딩 서비스 같은 다른 부문에서 돈을 벌고, 네이버도 검색이 아니라 광고로 돈을 번다”라며 “(증권사도)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많은 서비스를 담아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증권업은 위탁매매를 하는 단순 중개업자 성격이 핵심이었지만 지금 고객이 원하는 것은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중국 주식, 단기 잉여자금 운용 등 복잡하고 다양하다”라며 “그런 걸 다 담을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원 플랫폼)’을 만들어서 고객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제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IB 담당 상무를 지낸 뒤 2005년 8월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IB 사업부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합병 이후에도 IB 사업부 대표 겸 부사장을 지냈다. 증권업 경력 대부분을 기업금융 부문에서 보낸 ‘IB맨’이다. 49년 NH투자증권 역사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IB 부문 출신이 오른 것은 정 사장이 처음이다.

IB는 기업 대출, 인수·합병(M&A), 창업 투자 등 회사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다양한 방법으로 수혈하고 그 과정에서 수익을 내는 금융 업태를 말한다. 2010년 NH투자증권의 전체 경상이익(2893억원)에서 IB가 차지하는 비중은 12.9%(374억원)였다. 7년 후인 지난해 NH투자증권이 IB 부문에서 낸 경상이익은 1708억원으로 전체 이익(4425억원)의 38.6%를 차지한다. 연간 수익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IB 부문에서 냈다.

정 사장은 “지난 10년간 기업의 직접 금융 조달은 79조원에서 154조원으로 커졌고, 개인 금융자산은 1711조원에서 3577조원으로 성장했으며, 국민연금기금 운용 규모만 봐도 235조원에서 622조원으로 성장했다”라며 “이 시장에서 강력한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외형과 수익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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