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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해상서 163명 탄 여객선 좌초…6명 경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짙은 안개가 낀 바다에서 승객 등 160여 명이 탄 여객선이 좌초돼 일부 승객이 다쳤다.

25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7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동쪽 해상에서 223t급 여객선 핑크돌핀호가 좌초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핑크돌핀호에는 승객 158명과 승무원 5명이 타고 있었다. 바다에 빠진 탑승자는 없었다. 다만 승객 등 탑승자 6명이 배가 암초에 올라타는 과정에 충격으로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해경 경비함은 신고 접수 약 40분 만인 오후 4시29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핑크돌핀호에 탑승한 승객들은 현장에 도착한 대체 선박인 N호에 오후 5시14분쯤 모두 옮겨 탔다.

사고가 난 핑크돌핀호는 목포와 전남 지역 대표적인 관광지인 흑산도·홍도를 오가는 정기 여객선이다. 오후 3시쯤 관광객들을 태우고 홍도항에서 출항해 흑산도항을 거쳐 목포로 향하던 중이었다.

해경이 확인한 결과 선장과 조타수 등의 음주 운항은 없었다. 사고 당시 해상에는 짙은 안개가 낀 상태였다. 사고 전 안개로 운항이 통제됐다가 해제된 상황이었다.

선박에 구멍이 나 바닷물이 유입되거나 침몰했을 경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다행히 암초 위에 선박이 올라타는 정도의 비교적 경미한 사고였다. 사고 직후 해경의 연락을 받고 소형 어선을 몰고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한 어민들은 승객들을 다른 선박에 옮겨 태우며 구조했다.

청와대는 해경으로부터 사고를 보고받은 직후 위기관리센터를 가동했다. 베트남ㆍ아랍에미리트를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종석 비서실장이 사고 상황을 보고했다.

해경은 다소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고 발생 후 1시간30분이 지나도록 정확한 인원 파악을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사고 발생 2시간 만에야 대략적인 사고 위치, 정확한 탑승 인원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해경 내부에서조차 “세월호 때와 똑같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왔다.

해경은 “안개가 낀 바다에서 어선을 피하려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는 진술을 토대로 핑크돌핀호가 항구에 입항하는 대로 선장과 조타수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목포=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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