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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訪美, 폼페이오 만날까..."여러 레벨에서 긴밀히 조율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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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5일 “(특사단) 방북의 모멘텀을 살려 나갈 필요가 있고, 앞으로 중요한 외교 일정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한ㆍ미 간) 여러 레벨에서 긴밀히 조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북핵·통상 등 한ㆍ미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1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강 장관.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북핵·통상 등 한ㆍ미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1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강 장관. [연합뉴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계획대로 (미국에) 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전격 경질 소식이 알려지면서 강 장관의 미국행에 대한 재검토가 진행됐다. 16일 틸러슨 장관과의 회담이 예정돼있었지만 이 일정은 존 설리번 장관대행과의 회담으로 변경됐다.

 강 장관은 “(대북) 특사께서 지난주 방미해서 방북 결과를 자세히 설명드렸고, (이제) 남북 정상회담, 북ㆍ미 정상회담을 만들어나가는 과제가 있다”며 “물론 (틸러슨) 국무장관이 경질됐지만, 부장관이 직무대리를 하고 있고 다른 일정도 많이 잡혀 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아무래도 (양국이) 조율을 해서 여러 일정을 짜놓은 상황이니까 미국에서도 차질없이 이번에 방미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덧붙였다.

 강 장관은 틸러슨 장관 경질로 인해 한ㆍ미 외교당국 간 소통에 어려움이 없겠냐는 질문에 “개인의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조직이 움직이는 것”이라며 “차질없이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하겠다). 그것도 이번에 가는 중요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2박3일 간의 방미 기간 미국 측과 최근 급진전된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를 포함해 경제ㆍ통상 현안 등에 대해서도 협의한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의회 상ㆍ하원 주요 인사 등과의 면담 일정도 포함돼있다.

 강 장관의 이번 방미 기간 동안 국무장관에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의 회동 여부도 주목된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면서도 “(만남 관련)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외교부 노규덕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지명자 신분일 때 대외인사와의 면담을 자제하는 그런 관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ㆍ미 정상회담 성사 국면에서 외교부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는 ‘패싱’ 논란이 있었지만 외교부는 강 장관의 방미를 계기로 한ㆍ미 공조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에 시달린 틸러슨 장관보다는 트럼프의 복심인 폼페이오 장관 내정자와 긴밀히 소통한다면 외교부로선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그동안 북ㆍ미 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핵심적 역할을 한 폼페이오 내정자와 서훈 국정원장 라인이 계속 중심이 된다면 북핵 외교 국면에서 외교부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지게 된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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