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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서 삼국시대 금동관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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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최철주 특파원】 옛 한국의 도래 인이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 후지노키 고분의 석관에서 2일 금동관과 칼·구슬 및 유골 등이 발견돼 한-일 양국 관계학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계기사 5면>
나라 현 법륭사 부근에 있는 6세기 중엽의 고분 속에 있는 석관은 이날 현립 가시하라 고고학 연구소 팀의 내시경 조사에 의해 석관의 내부가 완전히 공개되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1천4백여 년 전에 묻힌 하트모양의 금동관과 구슬·당초무늬로 장식된 투명한 금구가 머리 및 어깨부분에 흩어져 있으며 왼쪽에는 칼, 오른쪽에는 뿔로 보이는 뼈가 나타났고 다리와 허리위치에도 뼈의 그림자가 보였다.
금동관의 보존상태는 매우 훌륭해 원형그대로 남아 있으며 어둠 속에서 빛났고 유리 빛을 내는 구슬들이 찬연했다. 이밖에 U자모양의 끈과 칠 제품·금박제품·환두대도·녹청의 동제품이 산재했다.
석관의 밑바닥에는 약간의 물이 괴어 있었으며 물 속에 내시경을 밀어 넣어 조사한바 반짝이는 여러가지유품들이 드러나 조사반원들이 탄성을 질렀다. 두골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머리 위쪽에 있는 금동관은 구슬과 투명한 금구, 걸어다닐 때마다 흔들리는「보요」등으로 호화롭게 장식되어 있었다.
연구소의「이시노」부장은『관 뚜껑은 한번도 열린 적이 없는 것 같다. 유기물도 그대로 남아 있어 신중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하고 피 장자의 신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석관은 길이 2.35m, 폭 1.26m,높이 1.54m의 집 모양.
이번 발굴을 지켜보기 위해 일본에 온 김원룡 박사는『지난번 1차 조사에서 마구가 나온 것을 보고 금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대로 금관이 부장 돼 있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하고 『내시경에 나타난 금동관은 정교한 세공기술로 보아 고구려계통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양대학의「미즈노」교수(고고학)도『이번에 발견된 금동제관은 한국의 서봉총에서 발견된 금관과 매우 흡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6세기 당시 일본의 한반도 및 대륙과의 교류 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관서대학의「아리자카」교수(일본사)는『호화스런 부장품으로 보아 백제 또는 신라로부터 당시군사 외교의 실력자였던 선씨에게 보내 온 선물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석관을 개봉, 관의 문양이 확인되면 신라 제인지 백제 제인지 확실히 구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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