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빙상계는 과연 혁신할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한국 빙상계를 혁신하기 위해 정치계, 학계 등에서 모여 토론회를 열었다.

빙상계 혁신을 위한 토론회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후원했다.

빙상계 혁신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염동열 자유한국 위원, 유성엽 민주평화당 위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위원(왼쪽부터). 박소영 기자

빙상계 혁신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염동열 자유한국 위원, 유성엽 민주평화당 위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위원(왼쪽부터). 박소영 기자

허정훈 중앙대학교(스포츠과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정영린 카톨릭관동대학교(스포츠레저학)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김승규 문체부 체육정책과장, 윤의중 대한빙상경기연맹 경기이사, 권금중 성남시빙상연맹 부회장, 고진현 스포츠서울 기자, 정현숙 KBS 기자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발제자인 정영린 교수는 빙상연맹의 문제점을 5가지로 정리했다. ▶특정인에게 집중된 권한▶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미흡 ▶무능한 행정 ▶지도자 및 선수 관리 부실 ▶불공정한 경기 관행을 꼽았다.

정 교수는 "빙상연맹 행정의 독점적 권한이 특정인에게 집중되면서 선수 선발과 훈련, 경기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빙상혁신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연맹의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현 집행부 인사를 배제하고, 관리·감독기관인 문체부 또는 대한체육회가 추천하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해야 한다는 것을 덧붙였다.

빙상 선수 부모들 서 너 명도 참석해 빙상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평창올림픽 남자 1500m에 출전한 주형준 어머니 조문자씨는 "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를 도와줄 수는 있다. 그런데 그 과정이 공평해야 한다. (매스스타트에서) 페이스메이커를 거부했다고 해서 연맹이나 지도자들이 불이익을 줘선 안 된다"고 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빙상 유망주부터 성인선수까지 불공정 실태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적이 있는지, 다른 선수 메달을 따도록 도와주는 것을 거부해 훈련에서 배제되거나 하는 불공정한 일을 당한 적이 있는지 등 세세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빙상연맹은 지난달 평창 겨울올림픽을 치르는 과정에서 코치의 선수 폭행, 여자 팀추월 대표팀 팀플레이 실종, 남자 매스스타트 페이스메이커 논란 등이 불거졌다. 특히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김보름·박지우가 먼저 결승선에 들어오고, 노선영이 4초 늦게 골인한 것을 두고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보름·박지우 국가대표 자격 박탈과 빙상연맹의 처벌을 청원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60만명 이상이 추천을 보냈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는 빙상연맹을 감사할 예정이다. 김승규 문체부 체육정책과장은 "오는 26일부터 문체부 직원 7~8명을 서울 송파구 연맹 사무실에 투입해 보름 동안 행정은 물론 전반적인 관련 제도와 규정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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