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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밀란이 기성용 영입 원하는 진짜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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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번리전에서 상대 선수와 공을 다투는 스완지시티 미드필더 기성용(오른쪽). [AP=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번리전에서 상대 선수와 공을 다투는 스완지시티 미드필더 기성용(오른쪽). [AP=연합뉴스]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29·스완지시티)이 안정환(페루자), 이승우(헬라스베로나)에 이어 한국인 선수 중 역대 세 번째로 세리에A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수는 새로운 무대에 도전할 수 있어서, 팀은 경기력과 마케팅 역량을 한꺼번에 끌어올릴 수 있어서 서로에게 '윈-윈'이라는 평가다.

이탈리아 스포츠전문매체 칼초메르카토는 13일 마시밀리아노 미라벨리 AC밀란 기술이사의 말을 인용해 "AC밀란이 기성용의 에이전트와 이적에 대해 합의했다다"면서 "계약기간은 3년이며, 기성용이 몇 주 내로 밀라노를 방문해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올 여름 FA 자격을 얻는 기성용에 대해 유럽 여러 구단이 러브콜을 보냈지만 선수가 오직 AC밀란을 원했다"고 보도했다.

칼초메르카토는 AC밀란이 한국인 미드필더 기성용을 영입하려는 이유에 대해 "전술적인 활용도 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가능성까지 바라본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중원에서 경기 흐름을 조율하다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동료에게 골 찬스를 제공하는 기성용의 플레이스타일은 '선 수비-후 역습'을 강조하는 AC 밀란의 전술과 잘 맞는다. 최근 들어 기성용이 과감한 직접 슈팅으로 골 사냥에 나서기 시작한 것 또한 전술적 다양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성용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칼초메르카토는 기성용이 합류할 경우 AC밀란이 베테랑 미드필더 리카르도 몬톨리보(33)를 내보낼 것으로 전망했다.

번리전 득점 직후 동료 선수와 함께 환호하는 기성용. [AP=연합뉴스]

번리전 득점 직후 동료 선수와 함께 환호하는 기성용. [AP=연합뉴스]

기성용 영입을 주도한 미라벨리 AC밀란 기술이사는 지난 2013년 기성용이 선덜랜드(프리미어리그)에 임대돼 활약할 당시 구단 스카우트였다. 기성용의 장단점에 대해, 정교한 수비 전술이 주를 이루는 세리에A 적응 여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의 투토스포르트는 "미라벨리 단장은 미드필드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을 들어 수년 전부터 기성용을 주목해왔다"면서 "기성용은 근래 밀라노에서 자주 거론된 선수 중 한 명이다. 미라벨리 기술이사는 이달 내로 기성용의 이적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AC밀란의 레전드 미드필더 출신 사령탑 젠나로 가투소 감독. 기성용 영입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연합뉴스]

AC밀란의 레전드 미드필더 출신 사령탑 젠나로 가투소 감독. 기성용 영입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연합뉴스]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기성용의 마케팅 가치 또한 AC밀란이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 이유가 됐다. AC밀란은 유벤투스, 인테르밀란, AS로마 등과 더불어 세리에A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AC밀란의 구단주도 중국인이다. 중국인 사업가 리융훙이 이끄는 로소네리 스포르트그룹이 지난해 4월 6억2800만 파운드(9445억원)를 투자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일가가 가지고 있던 구단 지분 99.93%를 매입했다. 중국 시장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아시아 축구 간판'으로 손꼽히는 기성용을 앞세우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변수는 AC밀란을 운영하는 중국 자본에 대한 유럽축구계의 불신이 예상외로 깊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부터 유럽 현지 언론이 리융훙 사기꾼설, 리융훙 파산설 등을 꾸준히 제기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리융훙 구단주는 올해 초 "사업 과정에서 부채가 생긴 건 사실이지만 파산은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면서 "부채 청산을 위해 자산의 일부를 경매에 내놓았다. 내 자산은 안전하고 견실하다"고 밝힌 바 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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