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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사진 오보’ 터키 방송 “형제의 나라에 사과”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5일 터키 쇼TV 뉴스의 필리핀 가사도우미 피살사건 리포트 화면 캡처 이미지. 문재인 대통령과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의 사진을 배경으로 피살자 모습을 겹쳐 놓고, 중앙에는 '백만장자 부부가 체포됐다', 하단에는 '시신을 냉동고에 1년간 유기했다'고 각각 자막으로 표기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지난달 25일 터키 쇼TV 뉴스의 필리핀 가사도우미 피살사건 리포트 화면 캡처 이미지. 문재인 대통령과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의 사진을 배경으로 피살자 모습을 겹쳐 놓고, 중앙에는 '백만장자 부부가 체포됐다', 하단에는 '시신을 냉동고에 1년간 유기했다'고 각각 자막으로 표기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중동에서 벌어진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다루며 용의자 사진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을 사용한 터키 유명 텔레비전 채널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터키 유명 오락채널쇼TV(Show TV)는 11일(현지시각) 저녁 메인 뉴스 방송인 ‘아나 하베르’(주요 뉴스라는 뜻)를 통해 아나운서가 한국 대통령의 사진을 의도치 않게 실수로 사용한 데 대해 사과한다는 요지의 방송을 24초간 송출했다.

아나운서는 “한국과 한국 문재인 대통령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겠다”며 “이전에 서한으로 유감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만,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저희 뉴스에서 실수로 대통령님의 사진을 사용했다. 전혀 의도치 않게 이루어진 이 실수에 대해 형제의 나라 한국 대통령과 한국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25일 해당 뉴스는 쿠웨이트에서 29세 필리핀 국적 가사도우미가 살해된 후 1년 넘게 아파트 냉동고에서 유기된 엽기적인 사건을 다뤘다.

쇼TV는 황당하게도 이 리포트를 시작하는 앵커 화면에서부터 문 대통령과 피살자 사진을 나란히 편집해 보여주며 문 대통령 얼굴을 살인 용의자인 양 제시했다.

지난달 25일 터키 쇼TV 뉴스의 필리핀 가사도우미 피살사건 리포트 화면 캡처 이미지. 이 방송은 문 대통령 사진을 피살자 생전 모습과 함께 편집, 살인 용의자의 모습인 것처럼 보도했다. 하단 자막은 '실종된 가사도우미 시신 냉동고에서 발견'이라는 뜻이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지난달 25일 터키 쇼TV 뉴스의 필리핀 가사도우미 피살사건 리포트 화면 캡처 이미지. 이 방송은 문 대통령 사진을 피살자 생전 모습과 함께 편집, 살인 용의자의 모습인 것처럼 보도했다. 하단 자막은 '실종된 가사도우미 시신 냉동고에서 발견'이라는 뜻이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쇼TV는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쿠웨이트 억만장자 부부가 함께 살인‧시신유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고 설명하면서 최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보좌관과 문 대통령이 만나는 사진을 썼다.

뉴스의 후반부에서도 문 대통령과 피살자 사진을 나란히 배치하거나 문 대통령과 이방카의 사진을 반복해서 보여주며 “용의자 쿠웨이트 부부가 인터폴의 수배로 붙잡혔다”고 전했다.

약 1분 40초짜리 리포트에서 문 대통령 모습은 용의자 ‘쿠웨이트 억만장자’로 여덟 차례나 등장했다.

터키 주재 한국대사관은 쇼TV에 서신을 보내 뉴스 영상 삭제와 사과, 재발 방지 조처를 요구했다. 이후 해당 뉴스 영상은 삭제돼 검색 결과에만 남았으며 방송국은 공식 사과 서한을 정부에 보내왔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조속한 방송을 통한 공개적 사과 보도가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해 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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