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아파트값 거품꼈다, 강북은 거품에 근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현재 30년인 재건축 연한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재건축을 추진하는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정부가 현재 30년인 재건축 연한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재건축을 추진하는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서울 강남의 아파트 가격에 이미 거품이 끼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북의 아파트 가격도 거품의 상태에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 전세값과 매매값 #변동성을 비교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5.3% ↑ #강남구 매매가는 6.6% 상승해 #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한성원 연구원은 11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거품 가능성’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추이. 자료: 보험연구원

서울 아파트 매매가 추이. 자료: 보험연구원

보고서는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의 ‘과대분산테스트 방법’을 이용해 서울 아파트 가격을 분석했다.

 실러 교수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실제 가격(매매가)이 자산의 본질에 의해 결정되는 내재가치를 장기간에 걸쳐 웃돌 때 거품이 있다고 봤다. 실제 가격은 내재가치의 합리적 기대가격인 만큼 실제 가격의 변동성이 내재가치의 변동성보다 작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서울 아파트 내재가치를 전세가격으로 삼았다.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누릴 수 있는 주거 서비스의 현재 가치를 내재가치라고 할 때 전세값이 이 개념에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제에 따라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변동성 추이를 비교한 결과 서울 전 지역에서 1980년대 말에서 90년대 전반기, 2000년대 전 기간에 걸쳐 아파트 매매가 변동성이 전세값 변동성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아파트 값에 거품이 꼈다는 의미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성 비교-서울 전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성 비교-서울 전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성 비교-서울 강북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성 비교-서울 강북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성 비교-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성 비교-서울 강남지역

 윤 연구원은 “최근 매매가 변동성이 전세값 변동성을 웃돌면서 거품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서울 강남의 아파트 매매가는 거품 초입에 들어섰고, 강북 지역도 거품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4년부터 상승세로 전환됐다. 2016년부터는 지방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서울 전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KB부동산시세)는 2013년 -1.9%에서 2014년 1.0%로 상승세로 돌아선 뒤 2015년 5.6%, 2016년 4.2%, 2017년 5.3%로 꾸준히 상승했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및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추이. 자료: 보험연구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및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추이. 자료: 보험연구원

 특히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2016년(5.3%)과 2017년(6.6%) 모두 다른 지역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이에 반해 6대 광역시의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2015년(6.6%) 최고 상승폭을 기록한 뒤 2016년(1.1%)과 2017년(0.9%) 상승폭을 급격하게 줄이며 서울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