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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13년 푸틴에 개인 서한… ‘미스 유니버스 초청’

중앙일보

입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3년 모스크바에서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열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참석을 요청하는 개인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는 당시 편지에 푸틴 대통령을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초청했으며, ‘러시아를 방문해 아름다운 여성들을 보기를 고대하고 있다’는 추신도 달았다”고 전했다.

이 편지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을 수사하고 있는 수사팀에게 넘겨졌다.

트럼프는 그해 같은 달 푸틴을 만나고 싶다면서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분은 푸틴이 11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올 것으로 생각하느냐, 만일 그렇게 된다면 그는 나의 새로운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고 썼다.

WP는 “푸틴은 이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막판에 취소했다”며 “대신 트럼프에게 선물과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의 개인 서신에 답장했는지, 혹은 편지가 전달됐는지조차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 서한은 트럼프가 푸틴에게 접근한 첫 시도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가 2016년 대선 출마를 발표하기 훨씬 전에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는 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WP의 보도는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문제에 대해 연방 차원의 수사가 강화되고 의회 위원회들이 계속 이 문제를 다루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혐의를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은 지난달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의 게시 글과 광고 등을 이용해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를 포함해 러시아의 인사 13명과 기관 3곳을 기소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9일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설사 러시아인들이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 시도했더라도 나로서는 신경을 안 쓰고,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미국 대선에 개입을 지시했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주장을 다시 부인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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