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조속한 만남을 희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오는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만난 적이 없지만, 두 정상이 함께 있는 모습은 왠지 익숙하다. 이유는 두 정상의 '닮은꼴'들 때문이다. 이들은 평창 겨울 올림픽 개회식에도 참석해 화제가 됐다.
김정은 위원장의 닮은꼴은 SNS에서 김정움(Kim Jong U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호주계 홍콩인 하워드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홍콩 마라톤 등지에서 재미 삼아 김정은 코스프레를 시작했다가 유명세를 탔다. 그 뒤로 각종 CF나 뮤직비디오 등에서 김정은 위원장 대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지난 14일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3차전 단일팀과 일본과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 앞에 나타나 관계자에 의해 제지를 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코스프레한 이는 미국 시카고 출신인 데니스 앨런이다. 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말투와 몸짓, 옷차림 등을 따라 하는 연예인으로 활동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 분장을 하는 데 약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며 얼굴엔 오렌지색 화장품을 바른다. 독특한 머리카락은 가발이다.
두 사람은 큰 행사장이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명 관광지 등에 나타나 악수를 하고 키스를 하는 제스쳐를 취하거나 사람들과 셀카를 찍는 등 사이좋은 모습을 연출한다. 실제로 두 정상이 늘 대립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모습은 비현실적이고, 역설적으로 다가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아왔다.
김정은의 초청을 트럼프 미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받아들임에 따라 가짜가 아닌 진짜들의 만남은 오는 5월 이뤄질 예정이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