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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옥’ 동구타 사망자 1000명 넘는다

중앙일보

입력

공습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 동구타 지역의 마을 두마. [로이터=연합뉴스]

공습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 동구타 지역의 마을 두마. [로이터=연합뉴스]

시리아 정부군이 무차별 폭격을 퍼붓고 있는 반군 지역 동구타에서 1000명 이상이 숨지고 약 4800명이 부상했다고 ‘국경없는 의사회(MSF)’가 밝혔다.

국경없는 의사회, 집계 발표 #실제 희생자 숫자 훨씬 클 듯

8일(현지시간) MSF의 발표를 인용, 보도한 CNN에 따르면 이는 정부군 공세가 본격화한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4일까지 MSF가 지원하는 의료시설에서 집계한 수치다.
MSF 측은 “모든 지원 시설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가 아니며, 다른 구호단체가 지원하는 의료시설의 사망·부상자는 포함하지 않은 숫자”라고 덧붙였다. 동구타의 실제 피해 규모가 훨씬 더 크다는 의미다.
실제 ‘시리아-미국 의료단체(Syrian American Medical Society)’에 따르면 동구타에선 지난 7일에도 공습으로 90명이 사망했다.

지난 3일 시라아 동구타 지역의 마을 두마에 있는 한 병원에서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어린 아이가 울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3일 시라아 동구타 지역의 마을 두마에 있는 한 병원에서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어린 아이가 울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5일 시리아 동구타 지역의 마을 두마에서 민간 구조대가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 더미에 매몰된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5일 시리아 동구타 지역의 마을 두마에서 민간 구조대가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 더미에 매몰된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MSF는 또 끊임없는 공습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 열악한 지하 시설에 거주하면서 극심한 식량난으로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동구타 주민들의 실태도 거론했다.
동구타 지역의 도시 이르빈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과의 함자 하산은 “폭탄의 소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여성과 아이들의 비명조차 들을 수 없다”며 “희생자 숫자가 너무 커서 대처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리아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의 피라스 압둘라 구타지역 대변인도 CNN에 “구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묘사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종말이 지구에 펼쳐진 것 같다”고 말했다.

MSF는 성명을 통해 “동구타에서 휴전을 즉각 시행하고 의료지원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동구타 지역에선 시리아군의 공습과 봉쇄로 병원 시설 대부분의 운영이 중단됐고, 의약품 등 의료물자와 구호 식량의 반입도 완전히 막힌 상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7일 긴급회의를 열어 지난달 24일 만장일치로 채택한 30일간의 휴전 결의 준수를 촉구했다. 러시아도 하루 다섯시간까지 휴전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면서 민간인들의 대피를 종용하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은 상대가 휴전을 깨고 있다며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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