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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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다음 달 주식출자금이 납입되면 자본금은 8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카카오뱅크 이사회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어 이렇게 결의했다. 카카오뱅크는 본격 출범하기 전인 2016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한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도 5000억원 증자했다.

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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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출범 후 자산이 빠르게 늘었고 신규 상품 및 서비스 출시를 위한 자본 확충이 필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말 총 자본비율은 13.7%로, 이를 더 끌어올려 상품 및 서비스 판매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내놓은 전세자금대출은 한도 1000억원을 거의 채워, 추가 판매를 준비 중이다. 환전 등 기존 시중은행이 제공해 온 서비스 진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기준 카카오뱅크 여신(대출)은 5조5100억원, 수신은 6조4700억원이다.

주식은 보통주 4000만주, 우선주 6000만주를 발행한다. 우선주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 부담 등으로 실권주가 나왔을 때 실질적 최대주주인 카카오가 인수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은행법상 은산분리 원칙에 따라 산업 자본인 카카오 지분은 10%(의결권 지분은 4%)로 제한돼 있다.

현재 최대주주는 58%를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다. 보통주로만 증자했을 때 실권주가 나오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이를 인수해야 해, 지분율이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어서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카카오가 실권주를 인수할 수 있다.

다음 달 출범 1년을 맞는 인터넷 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는 유상증자 추진 막바지 단계다. 최대 5000억원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일부 주주들이 부담을 느껴 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주가 참여하는 일이기 때문에 규모와 시기를 속단하긴 어렵다"면서도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주택담보대출 등 신규 상품을 내놓기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여신이 9700억원, 수신은 1조2100억원이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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