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과 대화에 가능한 진전 이뤄지는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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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 등 남측의 방북 특사단 성과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에 가능한 진전이 이뤄지는 중"이라고 남긴 트윗. [트위터 캡처]

6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 등 남측의 방북 특사단 성과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에 가능한 진전이 이뤄지는 중"이라고 남긴 트윗. [트위터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비핵화를 포괄하는 북미 대화 용의를 비쳤다는 방북 특사단의 발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에 가능성 있는 진전이 이뤄지는 중(Possible progress being made in talks with North Korea)"이라고 말했다.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대화만을 내세우고 있는 미국이 남북 대화를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비친 발언이라 주목된다.

"비핵화 논의할 수 있다"는 김정은 입장에 #"지켜보자" 첫 트윗→"어느 쪽이든 열심히 할 것" #대화 가능성 열어놓되 군사 옵션도 배제 안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이날 발표된 한국 특사단의 방북 성과와 관련해 처음엔 “무슨 일이 생길지 지켜보자(We will see what happens!)”라고 썼다.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특사단과의 회동에서 4월말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합의했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에 나설 용의를 밝혔다고 보도한 블룸버그통신 기사를 자신의 트위터에 링크하면서다.

6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관련해 "무슨 일이 생길지 지켜보자"고 트윗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6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관련해 "무슨 일이 생길지 지켜보자"고 트윗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하지만 수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장문의 트윗을 올려 “수년 만에 처음으로, 모든 관련 당사자 간에 진지한 노력이 이뤄지는 중”이라면서 “헛된 희망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어느 방향으로든 열심히 할 태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모든 관련 당사자’의 진지한 노력을 언급한 것은 한국 뿐 아니라 북한의 대화 의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미국 역시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진지한 자세임을 강조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날 방북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정의용 실장은 “북한이 특별히 대화에 나오기 위해 우리나 다른 국가에 요구한 것은 없다.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는 의사는 밝혔다”고 설명했다.

 반면 ‘헛된 희망’이나 ‘어느 방향으로든’ 등을 덧붙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진의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임을 드러낸다. 향후 북한이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한 특사단의 설명을 수용해 북미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갈 수도 있고, 반면 북한의 실질적 변화가 없을 경우 ‘군사 압박’의 옵션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경고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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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워싱턴 주재 중견 언론인 모임인 '그리다이언 클럽(Gridiron Club)' 연례 만찬에서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시종 농담으로 가득 찬 연설을 하면서 "그들이 며칠 전 전화해 '대화하고 싶다'고 했다"며 "그래서 내가 '우리도 그렇다. 그러나 비핵화해야 한다'고 답변했다"고 털어놓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자. 뭔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특사단의 방북 성과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곧 성명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특사단을 이끌었던 정의용 안보실장과 서훈 정보원장은 이번 주내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에 방북 결과를 설명한다.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오른쪽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청와대]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오른쪽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청와대]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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