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사설

시진핑 장기 집권이 미칠 한반도 운명 직시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 시정 방침과 인선 등을 논의할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어제 막을 올렸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 내외로 제시했다. 시진핑 1기의 5년 동안 연 7.1% 성장한 것에 비춰 보면 다소 낮다. 양보다 질적 성장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또 올해 국방예산이 1750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8.1% 늘어난다고 밝혔다. 21세기 중엽까지 세계 일류 군대를 건설하겠다는 시진핑의 강군몽(强軍夢)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일까지 지속될 이번 회기에서 가장 큰 관심은 헌법 개정에 쏠린다. 5년씩 두 번만 가능했던 국가주석 임기 제한이 사라진다. 이 경우 2013년 국가주석에 올랐던 시진핑은 2023년 물러나지 않아도 된다. 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을 포함한 당·정·군 ‘삼위일체 영도’의 구도가 계속 가능해지는 것이다. 1인 절대권력을 휘둘렀던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내 반발여론도 만만치 않은 듯 ‘종신제’ ‘황제’와 같은 단어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금지어가 됐다고 한다.

문제는 시진핑의 장기 집권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이다. 중국 관방 매체들은 개헌이 필요한 이유로 지속적인 성장과 강국 건설을 위해선 강한 리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시진핑은 대내적으론 한층 강도 높은 반부패 정책으로 권위를 세우고, 대외적으론 공세적 외교로 중국의 위상을 높이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간에 걸친 미국과의 패권 다툼을 염두에 두면서 우선적으론 아시아에서의 최강 입지 구축에 나설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반대 등 한반도 상황에 대한 목소리 또한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스트롱맨’ 시진핑의 장기 집권이 가져올 파장을 면밀히 살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