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팽창 막아라”…中과 국경분쟁 베트남-인도 한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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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중국 견제를 위한 행보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미국ㆍ인도 등 역내에서 영향력이 큰 국가들과의 긴밀한 군사 협력 강화를 통해서다. 인도 매체인 인디언 익스프레스과 민트 등은 4일(현지시간)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3월 2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했다”며 “이번 방문은 양국이 인도양ㆍ남중국해에서의 중국 팽창을 막기 위해 방위와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이라고 전했다.

베트남 주석 인도 방문해 군사협력 강화 #양국, 中과 국경분쟁 벌이며 동병상련 #남중국해와 히말라야 등서 中과 영토 마찰 #美 핵항모 中 견제차 전쟁후 첫 베트남 방문

또 “특히 베트남과 인도는 오랫동안 중국과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최근 급격한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함께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칼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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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정상회담 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베트남과 국방·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 여기에는 무기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 등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베트남 꽝 주석도 “인도와의 역내 협력은 이미 공고한 상태다. 앞으로 해상에서의 안보협력 강화 등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인도 정부가 최신예 대함 미사일 브라모스를 비공개리에 베트남에 판매했다는 얘기도 있다. 최근에는 인도 함정들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인 파라셀과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난사군도)와 인접한 깜라인만을 방문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다. 남중국해의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등을 둘러싼 다툼이다. 지난해 7월에는 중국이 베트남의 남중국해 석유시추 작업에 크게 반발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지난 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왼쪽)이 3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 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왼쪽)이 3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AP=연합뉴스]

인도는 중국과 지난해 히말라야 산악지대 도클람(중국명: 둥랑) 지역을 놓고 73일간 무력 대치를 하는 등 국경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월 중순에는 중국이 인도 접경지대에서 최신예 전투기인 젠-10, 젠 -11 등을 동원해 실전훈련을 벌였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중국과 전쟁을 치렀던 베트남과 인도가 공동 전선을 펼치고 있다”며 “인도와 베트남의 군사적 협력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파키스탄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해 역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에 맞서 인도가 베트남과 손을 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은 인도 외에도 미국과의 군사 협력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 또한 중국 견제책이다. 미 핵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3월 5~9일 베트남 중부 다낭항을 방문하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미 항모의 베트남 방문은 1975년 베트남전 종전 이후 43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의 7000t급 구축함인 닝보함(왼쪽)과 중국이 자체개발 전투기 젠-11. [중앙포토]

중국의 7000t급 구축함인 닝보함(왼쪽)과 중국이 자체개발 전투기 젠-11. [중앙포토]

지난달에는 꽝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하고 남중국해를 중국의 세력권으로 넘기지 않겠다는 양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1월에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베트남을 방문해 미 항모의 기항 일정 등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P통신 등은 “미 핵항모의 베트남 기항은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면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전략”이라며 “남중국해에서 미·중의 해군력 대결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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