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급2교사·공기청정기 설치…TK교육감 후보들 '솔깃'공약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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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 전경(대구시교육청 제공)/뉴스1ⓒ News1

대구시교육청 전경(대구시교육청 제공)/뉴스1ⓒ News1

'초등학교 입학 전 3년 동안 무상 교육, 고등학교 야간자습 폐지….' 

대구·경북 교육감 후보들이 다양한 공약을 앞세우며 학부모 마음 사로잡기에 나섰다. 오는 6월 13일 보다 많은 표를 받아, 교육 수장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다. 대구는 우동기 교육감이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3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경북은 이영우 교육감이 3선으로 물러난다. 대구시교육감에는 5명이, 경북도교육감에는 6명이 후보로 나선 상태다.

강은희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일 국채보상운동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 교육감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강은희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일 국채보상운동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 교육감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저마다 솔깃한 공약을 내걸며 표밭갈이가 한창이다. 보수성향인 대구시교육감 후보인 강은희(53·여)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초·중학교에 1학급 2교사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1학급 2교사제는 한 학급에 교사가 두 명 배치돼 학생들을 지도하는 시스템이다. 학습이 부진한 학생을 원활히 지도하겠다는 취지다. 강 전 장관은 "해마다 대구에서 100명씩 발령을 받지 못하고 있는 교사들을 시간제로 투입해 2명의 교사를 학급에 둘 수 있다"며 "교직 수요 문제와 교육 양극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육감이 되면 내년부터 초·중학교 1800개 학급 중 10%에 54억원을 들여 시범 운영을 시작할 방침이다.

58개 대구지역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대구가 기다려온 혁신교육감 만들기 시민네트워크(이하 대구네트워크)'가 추진하는 교육감 후보 단일화 경선후보로 참여한 정만진 전 대구시교육위원(왼쪽)과 김태일 영남대 교수(오른쪽)가 후보선출관리위원장인 노진철 경북대 교수(가운데)와 함께 공정한 경선을 약속하고 있다. [뉴스1]

58개 대구지역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대구가 기다려온 혁신교육감 만들기 시민네트워크(이하 대구네트워크)'가 추진하는 교육감 후보 단일화 경선후보로 참여한 정만진 전 대구시교육위원(왼쪽)과 김태일 영남대 교수(오른쪽)가 후보선출관리위원장인 노진철 경북대 교수(가운데)와 함께 공정한 경선을 약속하고 있다. [뉴스1]

진보성향 후보 정만진(63) 전 대구시 교육의원은 학교 도서실을 마을 도서관으로 개편하는 것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 전 의원은 "학교 안 교문 쪽에 작은 건물을 지어 학교 내 도서관을 이전해 주민과 학생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층짜리 건물을 지어 학부모회 사무소·도서관·병원으로 쓰겠다는 계획이다. 부지는 학교 땅으로, 건축비는 병원 임대료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보수성향 이태열(64) 전 대구남부교육장 역시 인성교육센터와 교권존중보호센터 설립 등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한 상태다.

이경희 경북도 교육감 후보. [사진 이경희 선거 캠프]

이경희 경북도 교육감 후보. [사진 이경희 선거 캠프]

경북도교육감 후보들의 공약도 눈길을 끈다. 보수성향 후보인 이경희(65) 전 포항교육청 교육장은 '교육급식'을 공약으로 앞세우고 있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교육급식은 단순히 영양보충을 위한 식사 개념이 아니다. 급식을 통해 인성·경제 교육 등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 교육장은 "무상급식이 도입되면서 급식이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개념으로 돼 버렸다. 하지만 급식이라는 건 밥상머리 교육이다"며 "식재료 탐구, 식사예절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급식과 함께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보수성향인 임종식(62) 전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①교실 공기청정기 보급 ②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행복학교거점지원센터 마련 ③시골학교에 아토피 치유 친환경 학교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학부모를 만나고 있다.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경북도교육청 청사 전경. [사진 경북도교육청]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경북도교육청 청사 전경. [사진 경북도교육청]

시장·군수처럼 보수·진보 진영 간 교육감 후보 단일화도 진행 중이다. 대구시교육감 선거는 단일화가 이뤄지면 본격 보수와 진보 대결 구도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인 '대구좋은교육감추대 국민운동본부'는 강 전 여성가족부장관과 이 전 대구남부교육장을 상대로 경선을 준비 중이다. 진보 성향인 '대구가 기다려 온 혁신교육감 만들기 시민네트워크'는 다음 달 29일까지 정 전 대구시 교육위원과 김태일(63)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명을 대상으로 진보 후보를 단일화할 계획이다. 김사열(61) 경북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는다.

김사열 경북대 생명과학부 교수. [중앙포토]

김사열 경북대 생명과학부 교수. [중앙포토]

경북에서는 보수 진영 후보가 5명으로 보수 단일화 여부가 관심사다. 후보로 등록한 6명 중 진보로 분류되는 인사는 이찬교(59) 경북혁신교육연구소 소장 정도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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