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경시" "정치 이용"···평창 헐뜯는 日 일부언론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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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일본의 보수계열 언론들이 전날 폐막한 평창올림픽에 대해 극도로 비판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타임지 등 외신들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경기장 시설과 숙소,음식과 편의시설,경기 운영 능력에서 "평창이 역대 최고였다"는 호평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일본에서만 다른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요미우리 "올림픽이 정치에 이용,IOC가 불공평" #산케이 "선수들을 극한 상황에 내몬 올림픽" #반면 아사히는 "바이러스도,정치색도 극복"

요미우리 신문은 ‘개최국의 행동이 문제’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올림픽을 “개최국 한국과, 핵ㆍ미사일 개발을 고집하는 북한이 마지막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한 이례적인 대회”라고 규정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대해선 “1승도 하지 못하고 최하위로 끝났다”며 “한국의 경기 관계자들 사이에서 정치개입에 대한 불만이 계속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을 앞두고 경기장 너머로 해가 저물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을 앞두고 경기장 너머로 해가 저물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코스 정비 비용 등의 부담때문에 올림픽 개최를 신청하는 도시가 점점 감소하는 상황에서 국가 전체가 하나가 돼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한국은 IOC의 입장에선 귀중한 존재”라며 “다른 나라와의 공평성을 저해할 정도로 IOC가 남북 단일팀 결성을 용인한 건 한국에 대한 배려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창 올림픽은 IOC와 올림픽 개최국과의 관계 정립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고도 했다.

산케이 신문도 같은 주장이었다.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대해 “IOC 스스로가 룰을 깬 것”이라고 했고, “그동안 정치와는 거리를 둬 온 IOC가 ‘정치에 의한 스포츠 개입’을 스스로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가수 씨엘이 폐막공연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가수 씨엘이 폐막공연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산케이는 “IOC의 주된 수입원인 방송료 문제때문에 미국의 골든 타임에 맞춰 피겨 스케이팅이 오전 10시에 시작했고, 유럽시간에 맞춰 노르딕 스키 점프는 밤 9시에 시작했다. 선수들은 극한의 상황에서 경기를 해야 했다”고 썼다.
이어 평창 올림픽의 ‘선수 경시’‘정치 이용’ 경향이 2020년 도쿄올림픽때는 없어져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반면 아사히 신문은 “최고 선수들의 활약이 평창올림픽의 정치색을 엷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아사히는 “티켓이 팔리지 고민했지만 결과적으로 목표를 상회하는 107만장이 팔렸고, 올림픽 공원을 찾은 사람들까지 합하면 모두 138만명에 달했다”며 “노로바이러스도 있었고, 자원봉사자의 대량 이탈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극복해냈다”고도 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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