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길 막자 군사도로로 돌아온 김영철…美 담당 외교관 동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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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논란' 속 김영철 25일 오전 방한 2박 3일 일정 돌입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이 평창 겨울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오전 방한했다. 북한 대표단 일행 8명은 이날 오전 9시 49분 군사분계선(MDL)을 넘었고, 경의선 도로를 이용했다. 북측 대표단은 김 부위원장과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이현, 김성혜(여), 최강일, 김명국, 김주성, 조봄순(여) 등으로 구성됐다.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가운데)이 25일 경의선 도로로 방한해 2박 3일 일정을 시작했다. 8명으로 구성된 북한 대표단은 이날 오후 평창 겨울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 뒤 방한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남북관계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는 천안함 폭침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한에 반대해 이날 새벽부터 통일대교를 막고, 시내 곳곳에서 시위를 했다. 김영철 부위원장 왼쪽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 오른쪽은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사진 공동취재단]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가운데)이 25일 경의선 도로로 방한해 2박 3일 일정을 시작했다. 8명으로 구성된 북한 대표단은 이날 오후 평창 겨울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 뒤 방한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남북관계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는 천안함 폭침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한에 반대해 이날 새벽부터 통일대교를 막고, 시내 곳곳에서 시위를 했다. 김영철 부위원장 왼쪽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 오른쪽은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사진 공동취재단]

김성혜는 통전부 소속으로 지난 9일부터 2박 3일간 방한했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수행했고, 남북회담에서 모습을 드러낸 대남통이다. 이현 역시 통전부 소속으로 추정된다. 최강일은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남북관계에서 외무성 관계자가 등장한 건 이례적이어서 북미 접촉을 염두에 둔 구성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표단은 2박 3일동안 강원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폐막식에 참석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특히 문 대통령 면담에선 올림픽 이후에도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남북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천해성 통일부 차관의 안내에 따라 간단한 방한 절차를 밟고 남측이 제공한 승용차와 미니밴을 이용해 이동했다. 통상 북측 대표단이 방한시 통일대교와 자유로를 거쳐 서울로 이동해 왔지만 이날은 김영철의 방한에 반대하는 시위로 통일대교가 막히자 군사도로를 이용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전부터 자유로 입구인 통일대교에 모여 애국가를 틀고 천안함 폭침 사건(2010년 3월 26일)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김영철의 방한을 반대하는 시위를 펼쳤다. 김영철은 CIQ에서 방한 소감, 천안함 폭침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의 대답없이 차에 올랐다.

북한 대표단은 서울 시내의 한 호텔로 이동해 여장을 풀고 통일부 등 남측 당국과 향후 일정을 협의했다. 대표단은 이날 오후 KTX를 이용해 폐막식 현장인 평창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정용수 기자, 도라산=공동취재단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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