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둘러싼 터키ㆍ시리아 갈등, 정세 더욱 불안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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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쿠르드족 탄압이 결국 시리아와의 분쟁으로 번지며, 이 지역 정세가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터키가 쿠르드 무장세력을 소탕하겠다며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는 시리아 북서부 지역 아프린에 20일(현지시간) 시리아군이 진입했다.

아프린 지역으로 향하는 시리아군. [AFP=연합뉴스]

아프린 지역으로 향하는 시리아군. [AFP=연합뉴스]

시리아 정부는 자국 영토에서 벌어지는 터키의 군사 작전에 대해 그간 “명백한 주권 침해”라며 규탄해왔다.

CNN은 시리아 국영TV의 보도 등을 인용해 “쿠르드를 지원하고 아프린을 방어하기 위해 시리아 ‘민중군’과 기관총을 실은 차량 등이 이 지역으로 향했으나 터키군이 접근을 차단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민중군이 정확히 어떤 세력인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시리아 정부군 측 병력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CNN은 또 “터키 정부는 시리아 정부가 쿠르드족을 지원한다면 시리아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 경고했다”고도 전했다.

아프린

아프린

터키는 지난달 20일부터 아프린 지역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터키와 시리아, 이란, 이라크 지역에 널리 퍼져있는 쿠르드인들의 독립 요구를 저지하기 위해서다. 터키 정부는 쿠르드 인민수비대(YPG)를 자국 내 쿠르드 노동당(PKK)과 연계된 테러 조직으로 보고 있으며, 시리아와의 국경 지대에서 YPG가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오랫동안 경고해왔다.

이 지역 정세가 점점 복잡해지며 미국의 입장도 더욱 곤란해지고 있다.

미국은 터키의 동맹이지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퇴치할 당시 쿠르드족으로 구성된 군대와 함께하며 이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썼다. 한편 시리아 내전에서는 정부군이 아니라 반군을 지원했다.

그런데 미국의 동맹인 터키와 쿠르드족이 갈등을 빚으며, 미국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시리아 정부군측 병력이 쿠르드와 손잡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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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시리아군의 아프린 진입을 터키군이 막았다”며 “우리가 아프린을 곧 포위할 것”이라 밝힌 상태라, 이 지역에서 터키와 시리아군의 정면 충돌로 더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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