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에 무슨 일이’ 실적 악화로 주가 10% 급락, 뉴욕 증시도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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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월마트다. 주말과 대통령의 날(프레지던트 데이) 연휴를 보내고 나흘 만에 문을 연 뉴욕 증시는 잔뜩 찌푸렸다. 20일(현지시간) 발표된 월마트 실적 탓이다. 이날 악화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월마트 주가는 10% 넘게 폭락했다. 그 영향으로 다우존스 종합지수 역시 1% 넘게 하락했다.

이날 월마트는 지난해 4분기 주당 순이익(EPS)이 1.33달러(약 1430원, 조정 수치)라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3.12% 하락하고, 시장 예상(블룸버그 조사 평균 1.373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 기간 올린 매출액은 136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7% 늘긴했지만 순이익이 감소했다. 4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2.07% 줄었다.

미국 뉴햄프셔에 있는 월마트 매장. [AP=연합뉴스]

미국 뉴햄프셔에 있는 월마트 매장. [AP=연합뉴스]

증시에서 다시 월마트가 화제가 됐다. 이달 초 세계 증시를 폭락세로 밀어넣은 실마리로 월마트가 지목됐다. 월마트발(發) 최저임금 인상이 ‘인건비 상승→물가 상승→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오며 미국 증시를 얼어붙게 했었다.

온라인 쇼핑몰의 공습에 월마트 실적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이다. 대형 소매점 중심의 월마트는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유통망 변화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그 사이 아마존을 필두로 한 온라인 쇼핑몰 업계는 빠르게 성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온라인 쇼핑몰 업계를 두고 월마트가 더는 자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4분기 미국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6% 오르는 등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월마트 실적은 크게 다른 결과를 보였다”고 짚었다. 이날 온라인 쇼핑몰 기업 아마존 주가는 1.36% 상승하는 등 월마트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날 실적 발표로 월마트 주가는 크게 내렸다. 전 거래일 대비 10.18% 폭락하며 94.11달러로 마감했다. 하루 사이 주당 1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월마트가 포함된 다우지수도 크게 흔들렸다. 전 거래일과 견줘 1.01% 하락하며 2만4964.75로 마감했다. ‘월마트 쇼크’는 다른 증시로도 번졌다. 이날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58% 내렸다. 나스닥과 S&P 500지수는 하락하긴 했지만 다우지수보다는 낙폭이 덜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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