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프로 "10대의식 왜곡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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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KBS·MBC 양TV의 청소년프로그램들이 대부분 교양보다 오락에 치중, 10대들의 의식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방송심의』지 최근호에따르면 양TV의 청소년프로들 가운데 순수 교양은 1주에 1백30분이나 나머지 쇼·드라마·외화등의 오락프로는 모두3백2분이나 된다는 것.
특히 양TV는 최근『비바청춘』(K-1TV),『젊음은 가득히』(M-TV) 등의 학교탐방프로를신설했는데 이 프로들이 모두 대중문화의 모방이나 이성문제등 흥미위주로 꾸며져 고교생들이 가질수있는 신선하고 참신한 감각을 왜곡해서 보여주고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학생들이 콩트에서 남에게 일을 미루면서『그럼 이 나이에 내가하리』라거나『니가 나가는데 잘 될 턱이 있나』등 기존 TV코미디의 흉내를 내는 내용이 빈발하는데 이는 TV라는 대중문화의 모방을 통해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상상력이나 어휘력을 제한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문제점으로 지적되고있다.
이들 프로들은 또 학생들이「허파리」「똥파리」등교사의 별명을 공개적으로 부르는 것을여과없이안방에 내보내고 있기도하다.
이와 함께 TV의 청소년프로중에서 여전히 비난을 받고 있는것은『쇼 !비디오자키』등의 코미디·쇼프로들.
K-2TV『젊음의 행진』의 경우 10대들로 가득찬 방청객들이 가수가 출연할 때마다 피킷을 흔들고 열광하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카메라가 포착, 10대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를 교묘하게 조장하고 이를 흥미위주로이용하고 있다.
또 청소년대상 드라마에서 대학생들의 음주장면이 지나치게 빈번히 등장하는가하면 폭음을 하는 모습이 성인드라마이상으로 노출되고 있어 청소년들의 생활습관형성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밖에 라디오의 청소년대상프로들이 아직도 신변잡담에 치중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KBS·MBC의청소년대상 라디오프로는『밤을 잊은 그대에게』『김희애의 인기가요』『별이 빛나는 밤에』『젊음의 음악캠프』『젊은이의 노래』『이종환의 디스코쇼』등 6개. 이들 프로들에 나타난 천박한 예를 살펴보면『산부인과를 가보지. 자주구토 증세가오고니글니글하고. 산부인과에 가면그럴걸, 회충이 많다고‥』『그걸 눈이라고 달고 다니냐?』『까불지마 임마!』『까무잡잡한 남자는 섹시해서 좋단다』『남의 자식이라 팰수도 없고』등으로 청소년의 말초적인 기호에만 영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위해서는 방송내용의 질적 향상과 함께 출연자선정의 다양화와 탐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주제의 선정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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