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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게 격추한 이란제 드론 부품” vs 이란 "거짓말"

중앙일보

입력

중동의 앙숙 이란과 이스라엘이 독일에서 열린 뮌헨 국제안보회의에서 격돌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18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강하게 대립했다”며 “중동에서의 양국 간 대립이 유럽으로 옮겨온 셈”이라고 전했다.

양국 독일 뮌헨 국제안보회의서 격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란이 세계서 가장 큰 위협”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이스라엘 불패신화 깨졌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서 열린 뮌헨 국제안보회의 연설에서 드론 파편을 들어 보이고 있는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그는 이 드론을 이란제라고 주장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서 열린 뮌헨 국제안보회의 연설에서 드론 파편을 들어 보이고 있는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그는 이 드론을 이란제라고 주장했다. [AFP=연합뉴스]

외신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회의 연설에서 최근 격추한 드론의 파편을 들고 나와 “이게 이란제 드론의 부품”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이란이 세계에게 가장 큰 위협이다. 이스라엘은 이란 및 그 동맹국들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이 시리아 정부군과 연계돼 있다는 것을 뻔뻔스럽게 부인하고 있다. 이슬람국가(IS)의 세력이 위축됨에 따라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멘 남부에서부터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가자지구에 이르기까지 세력 벨트를 만들어 제국을 건설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측은 레바논에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에 관련해서도 비난했다. 이란의 지원으로 같은 시아파 무장세력인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뮌헨 안보회의서 연설 중인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AFP=연합뉴스]

뮌헨 안보회의서 연설 중인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AFP=연합뉴스]

이에 대해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만화 같은 얘기”라면서 “네타냐후 연설은 대응할 필요도 없다”고 일축했다. 네타냐후에 이어 연설에 나선 자리프 장관은 “이란은 중동에서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 미국 등이 뮌헨 안보회의에서 이란을 상대로 비난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이스라엘 전투기가 격추된 것과 관련)이스라엘의 불패신화는 깨졌다”면서 “이스라엘은 주변국에 공격적인 정책을 펴고 있으며 매일 보복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콥 리아드 사라프 레바논 국방장관도 이스라엘을 겨냥해 “우리는 우리를 스스로 지킬 것이다. 친구도 있다”고 경고했다.

양 측은 이란 핵문제도 거론했다. 이스라엘은 2015년의 이란 핵합의가 잘못된 협정이라고 비난한 반면,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핵 합의를 폐기시키려고 한다고 성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합의를 나치의 체코ㆍ폴란드 침공으로 이어진 1938년 뮌헨협정에 비유했다. 이란에 속은 것이며 결국 군사적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논리다. 그는 “이란은 핵무기 원료인 농축 우라늄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이란을 멈추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핵합의 때 이란 측 수석대표였던 자리프 장관은 “이스라엘이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핵합의는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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