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썰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현장은 축제였다. 설날 아침, 모두를 기쁘게 했고, 모두가 환호했다.
새로운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24·강원도청)이 16일 끝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1~4차 주행에서 합계 3분20초55를 기록해 2위 니키타 트레구보프(OAR·3분22초18)를 1초63 차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금메달을 땄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사상 첫 썰매 종목 금메달을 딴 윤성빈은 포효했다.
윤성빈의 압도적인 경기를 보기 위해 올림픽 슬라이딩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분위기가 뜨거웠다. 스타트하우스와 피니시하우스에 위치한 좌석은 꽉 들어찼고, 트랙 중간에 있던 입석 좌석도 뺵빽했다. 선수들이 질주할 때마다 응원하는 목소리는 대단했다. 평창조직위 측은 "이날 경기장에 5200명이 왔다"고 밝혔다. 꽉 들어찬 홈 관중들을 향해 윤성빈은 설을 맞아 감사 의미를 담은 세배 인사도 올렸다.
윤성빈의 첫 금메달을 응원하기 위해 '피겨 퀸' 김연아(28)도 왔다. 윤성빈과 같은 매니지먼트사인 인연으로 이날 응원을 온 김연아는 검정색 마스크를 쓰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김연아를 알아본 여러 관중들이 주변으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현장이 혼란스러워졌고, 다른 관중들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떴다.
또 이날 경기장엔 윤성빈의 어머니 조영희 씨와 여동생 윤지희 씨, 외할머니 등이 찾아 응원했다.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어머니 조 씨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조 씨는 "그냥 꼭 안아줬다. 대견하다. 장하다"면서 아들의 금메달에 감격해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