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단일팀 감독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 최고, 자랑스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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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세라 머리 감독이 14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3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첫 골이 터지자 소리치고 있다. 첫골의 주인공은 랜디 희수 그리핀. [강릉=뉴스1]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세라 머리 감독이 14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3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첫 골이 터지자 소리치고 있다. 첫골의 주인공은 랜디 희수 그리핀. [강릉=뉴스1]

"평창올림픽에서 보여준 최고의 경기력이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14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창 겨울올림픽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서 1-4로 패했다. 하지만 세라 머리(30·캐나다) 단일팀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머리 감독은"오늘 최고의 경기력을 선수들이 보여줬다. 일본과의 경기 중에서도 최고였고, 올림픽 들어와서 최고의 경기력 보여줬다. 선수들이 잘 했다"며 "첫 5분 안에 두 골 내준 상태에서 포기할 수도 있었을텐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줘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단일팀은 이날 올림픽 첫 골을 터트렸다. 하버드 출신 귀화선수 랜디 희수 그리핀(30)이 0-2로 뒤진 2피리어드 9분31초, 그리핀이 슛한 퍽은 일본 골리 몸에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14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B조 남북단일팀-일본 경기에서 단일팀 랜디 희수 그리핀(37번)이 득점에 성공하자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강릉=오종택 기자

14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B조 남북단일팀-일본 경기에서 단일팀 랜디 희수 그리핀(37번)이 득점에 성공하자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강릉=오종택 기자

앞서 단일팀은 스위스·스웨덴에 연이어 0-8 대패를 당해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일본에 지면서 예선을 3전 전패로 마쳤다. 일본은 2연패 뒤 첫 승이자 세번째 올림픽 만에 첫 승을 거뒀다. 단일팀과 일본은 순위 결정전에서 2경기씩을 더 치른다.

머리 감독은 "반드시 이긴다는 신념으로 선수들이 경기에 나섰다"며 "경기 막판 전술을 바꿔가며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잘 되진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잘 싸워줬다"고 말했다.

단일팀은 18일 순위 결정전 1라운드를 치른 뒤 결과에 따라 20일 5, 6위 결정전 또는 7, 8위 결정전에 나선다.

다음은 머리 감독과의 일문일답.

-오늘 경기 소감은.

"최고의 경기력이었다. 일본과의 경기 중에서도 최고였고, 올림픽 들어와서 최고의 경기력 보여줬다. 선수들이 잘 했다. 첫 5분 안에 두골 내준 상태에서 포기할 수도 있었을텐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줘 자랑스럽다. 이겨야된다는 신념으로 선수들이 싸워줬다. 마지막에 전술을 바꿔가며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잘 되진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잘 싸워줬다."

-정치적인 의미를 떠나 일본전이라는 게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준 것 같나.
"단일팀 결성 후 남과 북을 하나의 팀으로 봤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최선을 다 했다. 노력을 많이 했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배경을 알고 있지만 나는 단지 우리의 라이벌로 일본을 바라봤다. 한일전에서 이기면 아시아 최고가 될 것이라는 생각만 했다."

-단일팀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 이상인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남과 북은 하나의 팀이었다. 정치적 이슈는 우리에게 결부되지 않았다. 그저 아이스하키를 하는 선수들이 모였을 뿐이다. 경기 로스터를 갖고 최선을 다 했다."

-단일팀 운영에 대해 조언을 구한 사람있나.
"이런 경험을 한 분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멘토인 아버지(앤디 머리)에게 연락해 도움을 구했다. 아버지는 유럽 내에서 다양한 코칭 경험을 했다. 다른 언어 사용하는 선수들이 있어 유사한 경험이라 생각했다. 우리 팀은 늘 배우는 팀이다. 그동안 시스템 미팅도 많이 했다. 서로 가르치고 있다."

-북한 응원단의 응원은 어땠나.
"북한 뿐 아니라 한국 사람들도 많은 응원을 해줬다. 랜디의 골 나왔을 때 하키센터 안의 모든 사람들이 함성을 질렀다. 에너지를 많이 느꼈다. 지난 3주 동안 꽤나 어려웠는데 많은 분들께 지지와 응원을 받았다."

강릉=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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