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청와대 방명록에 남긴 독특한 서체가 화제다. 그가 쓴 방명록 원본이 이날 오후 공개되자 한때 포털사이트에는 뉴스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10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청와대 방명록에 “평양과 서울이 우리 겨레의 마음속에서 더 가까워지고 통일 번영의 미래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방명록에 수평 방향으로 또박또박 쓴 서체와 달리, 김 제1부부장은 오른쪽 45도 방향으로 올라간 기울임체로 작성했다.
필적 분석가인 검사 출신 구본진 변호사는 연합뉴스를 통해 “김여정의 글씨는 가로 선의 기울기가 오른쪽으로 갈수록 가파르게 올라간다는 것”이라며 “ㅍ, ㅅ 등 첫 글자가 크거나 글자의 윗부분이 큰 것은 평범한 사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남들 위에 서 있다는 심리의 표출”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매우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면서 목표지향적 성격을 의미한다”면서 “리더가 되는 사람들은 외향적이며 표현하는 것을 즐기는데 그 특성이 글씨에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 글씨체가 공통적이라고 평가했다.
구 변호사는 또 김영남 서체에 대해 “부드러운 곡선의 글씨체를 가졌다”면서 “공손함과 포용, 관용, 온후, 관대, 자연스러움, 열린 마음, 친밀, 유연한 성격을 가졌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김여정 서체는 김일성이 과거 즐겨썼던 이른바 ‘태양서체’를 연상시킨다. 북한은 김일성의 태양서체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백두산서체’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의 어머니 김정숙의 ‘해발서체’ 등을 소위 ‘백두산3대장군의 명필체’라고 선전하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