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장군님께서 추석 아침에 드시라고"... 청와대 찾은 북측 인사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평창 겨울 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이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오찬을 함께한다. 이 자리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참석한다. 김영남 위원장은 지금까지 방문한 북한 인사 가운데 최고위급이다. 김영남은 명목상 국가수반이다. 김여정은 청와대를 처음 찾는 김일성 직계 일가다.

 박정희 대통령이 1972년 12월 당시 청와대를 예방한 박성철 북한 제2부수상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박정희 대통령이 1972년 12월 당시 청와대를 예방한 박성철 북한 제2부수상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북측 인사가 청와대를 찾은 건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다. 1972년 7·4 남북 공동성명 발표 직전 서울을 방문한 박성철 북한 제2 부수상을 당시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만났다. 이는 앞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평양을 다녀온 데 대한 답방 성격이었다.

 통일부는 2014년 9월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 갤러리를 개관하면서 당시 박 대통령이 박성철을 접견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선 박 대통령이 중앙에 앉아 있고, 박성철 등 북측 대표단과 이후락 등 남측 인사들이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이다. 박성철은 7·4 남북 공동성명 발표 직후 설치된 남북조절위원회의 북측 위원장 자격으로 72년 12월 다시 서울을 방문해 박 대통령을 예방했다.

 지난 1991년 12월 청와대를 예방한 북한 연형묵 총리가 노태우 대통령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1991년 12월 청와대를 예방한 북한 연형묵 총리가 노태우 대통령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연형묵·김영일 북한 총리가 청와대를 찾은 적이 있다. 연형묵은 90년 9월 제1차 남북 고위급회담 대표로 서울을 방문해 청와대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김영일은 2007년 11월에 열린 제1차 남북 총리회담 참석차 방한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 총리회담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김영일 북한 내각 총리 일행을 위해 환송 오찬을 열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9월 청와대에서 김용순 북한 노동당 비서와 건배하고 있다. [중앙포토] [출처: 중앙일보]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9월 청와대에서 김용순 북한 노동당 비서와 건배하고 있다. [중앙포토] [출처: 중앙일보]

남북 장관급회담이 자주 열렸던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엔 북측 대표단 접견이 활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9월, 청와대에서 김용순 북한 노동당 비서 일행을 접견하고 오찬을 했다. 당시 김 비서는 송이버섯을 선물하며 “장군님(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추석 아침에 드실 수 있도록 전달하라고 하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8월 ‘8·15 남북 공동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해 현충원을 참배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김기남 북한 노동당 비서 일행을 접견했다.

 지난 2009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차 방남한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전부장, 원동연 아태위 실장 등 북한 사절단을 접견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09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차 방남한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전부장, 원동연 아태위 실장 등 북한 사절단을 접견하고 있다. [중앙포토]

가장 최근 북측 인사가 청와대를 찾은 건 2009년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당시 2009년 9월 서울을 찾은 김기남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조문 사절단을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북한 고위급 인사가 한국을 마지막으로 찾은 건 2014년 9월 인천 아시안게임 때다. 당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가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맞춰 방남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