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태 쇼트트랙 감독 출사표 "기선제압 하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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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쇼트트랙 국가대표 감독. 오종택 기자

김선태 쇼트트랙 국가대표 감독. 오종택 기자

"기선제압을... 하면 좋겠습니다." 김선태(42)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이 평창올림픽 첫 경기를 하루 앞두고 조심스럽지만 자신감 있는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9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훈련을 했다. 10일부터 남자 1500m, 여자 500m, 여자 3000m 계주 등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된다. 특히 남자 1500m는 결승까지 열려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 주인공이 나올 수도 있다. 1500m는 우리 대표팀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종목이다. 처음 정식종목이 된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에선 김동성이 '헐리웃 액션'에 당해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에게 금메달을 빼앗기긴 했지만 2006년엔 안현수(빅토르 안), 2010년엔 이정수가 금메달을 따냈다.

김선태 감독은 "(첫 경기라)선수단 전체에 영향이 있는 건 맞지만 잘 안 됐을 때 풀어나가는 것도 준비되어 있다"면서도 "하지만 첫 경기고 주종목이라 선수들이 기선제압을 했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조편성 운이나 변수가 있다. 마음 같아선 (서이라, 임효준, 황대헌이)1,2,3등을 하면 좋겠지만 쉽지는 않다. 최대한 많이 올라가서 우리 선수들끼리 멋있게 레이스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국 쇼트트랙에게 2014 소치 겨울올림픽은 아픈 추억이다.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의 평범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특히 남자 팀의 경우엔 충격이 컸다. 단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지휘봉을 잡은 김선태 감독으로선 큰 책임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김 감독은 "소치가 끝나고 4년을 기다렸다. 열심히 잘 해서 아쉬웠던 부분을 채웠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황대헌은 올시즌 1500m 랭킹 1위, 임효준은 4위에 올랐다. 김선태 감독은 "꿈의 무대에 섰으니까 잘 할 것이다.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4차례 월드컵을 뛰면서 1위도 해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무대에서 잘 보여줬으면 한다. 연습 때 보면 의지가 강하단 걸 알 수 있다"고 했다.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아 사실 7~8명의 선수는 누구든 우승할 수 있는게 쇼트트랙"이라고 말했다.

 8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훈련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 [강릉=연합뉴스]

8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훈련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 [강릉=연합뉴스]

김 감독이 꼽은 경쟁자는 샤를 아믈랭(캐나다), 싱키 크네흐트(네덜란드), 우다징(중국), 그리고 헝가리의 형제 선수인 샤오린 류 산도르와 샤오양 류다. 김 감독은 "더 이상 떨어질 데가 없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많은 국민들이 쇼트트랙을 사랑해주시는 걸 느낀다. 많은 이들에게 선수들의 이름이 기억되고, 저는 그 선수들에게 기억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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