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멈춰 기다리며···'실세' 김여정 보여준 세장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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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을 포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9일 오후 전용기를 타고 인천공항을 통해 방남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 부부장이 한국 언론에 노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북한 대표단의 방남명단에 김 부부장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자 명목상 북한의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보다 '실세'로 주목을 받았다.
 김 부부장이 김영남 위원장보다 명목상의 서열은 낮지만 실제 더 큰 파워를 지닌 '실세'라는 것을 보여주는 세 장면이 포착됐다.

 1. 김영남 위원장, 김여정 부부장을 기다리다.

귀빈실에 들어서던 김영남 위원장이 뒤돌아 보며 김여정 부부장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YTN 캡처]

귀빈실에 들어서던 김영남 위원장이 뒤돌아 보며 김여정 부부장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YTN 캡처]

 김영남 위원장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공항 귀빈실을 들어서는 장면에서, 김 위원장이 갑자기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며 누군가를 한참 기다리는 장면이 보였다. 약 4~5초 후에 김여정 부부장이 들어오자 그제서야 김 위원장은 의자가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통상 앞서 가던 윗 사람이 아랫 사람을 기다리는 경우는 드물다. 당연히 윗 사람의 걸음에 맞춰 아랫 사람이 따라 가야 하는 것이다.

 2. 김영남 위원장, 김여정 부부장에게 먼저 자리를 권하다.

김영남 위원장이 김여정 부부장에게 먼저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하고 있다. [YTN 캡처]

김영남 위원장이 김여정 부부장에게 먼저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하고 있다. [YTN 캡처]

 귀빈실에 들어와 소파 앞에 자리를 잡은 김 위원장은 오른쪽에 있는 김여정 부부장에게 먼저 자리에 앉을 것을 권했다. 역시 윗 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자리를 권하는 것은 보기 드문 장면이다. 90세의 김 위원장이 자리를 권하자 김 부부장도 김 위원장에게 먼저 앉을 것을 권하기도 했다. 귀빈실에서의 자리 배열도 가운데 두 자리에 김 위원장과 김 부부장이 앉고, 양쪽 끝으로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과 최휘 국가체육위원장이 앉았다.

 3.김영남 위원장보다 김여정 부부장 경호가 더 삼엄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특급 경호를 받으며 KTX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특급 경호를 받으며 KTX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귀빈실에 나온 김 위원장과 김 부부장은 차량으로 KTX역까지 이동했다. KTX 탑승을 위해 이동하며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는 장면에서 앞서 가는 김 위원장 보다 위에 오는 김 부부장 주변에 북한 호위총국 요원으로 보이는 경호 인력이 더 많은 걸 볼 수 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 일행은 KTX를 타고 평창으로 가 이날 저녁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뒤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갖고, 11일 타고 온 전용기 편으로 다시 북한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김성룡 기자

서소문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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