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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여러분이 그만두라면 그만두겠다…의결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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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 사퇴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 간에 설전이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재연됐다.

7일 질문자로 나선 권 의원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권력기관 개편 방향에 대해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 권 의원은 ‘정치 검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통령이 (검찰과 경찰의) 인사권을 내려놓기 전에는 기능(수사권)을 어디에 떼어놓아도 정치라는 딱지가 검찰이든 경찰이든 공수처든 어디서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같은 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큰 소리로 발언대를 향해 “법사위원장이 본인의 인사권을 내려놓으라”고 크게 소리쳤다. 본회의장이 웅성대자 권 의원은 박 의원을 향해 “박범계 의원님 큰소리로 말씀해 주시죠”라고 되받았다.

이어 권 의원은 “법사위원장 인사권은 의원 여러분이 갖고 계시므로 여러분이 그만두라면 그만두겠다. 의결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은 유한하다. 화무십일홍이다. 권력이 있을 때 자중하는 것이 옥체를 보존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대통령이 실질적인 인사권을 가진 이상 출세 지향적인 공무원의 심리를 막을 방법이 없고, 정권이 바뀌면 권력의 풍향계처럼 알아서 기는 것이 검찰의 속성”이라며 “근본 원인을 해소하지 않고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과 민주당 법사위 위원들은 전날 법사위 전체 회의 때부터 충돌을 빚어왔다. 법사위는 전날 87건의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 위원들이 권 의원의 강원랜드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파행했다.

민주당은 권 의원에게 “법사위원장직을 사임하라”고 요구했고,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도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권 위원장 사퇴를 둘러싸고 여야 대립이 격화되면서 2월 임시 국회의 법안 처리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예정됐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국토교통위 법안소위는 진행되지 않았고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도 위원장인 한국당 소속 김성태 원내대표가 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여야 모두에 통보하면서 무산됐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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