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블러스트 ITU 분과위원장 "5G로 원격 외과 수술하는 날 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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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블러스트 국제전기통신연합 WP5D 위원장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5G 망을 통해 외과 수술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식 기자

스티븐 블러스트 국제전기통신연합 WP5D 위원장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5G 망을 통해 외과 수술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식 기자

 “국제 표준이 적용된 5G(5세대) 망을 통해 원격으로 외과 수술을 하는 날이 올 것이다.”

7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29차 ITU-R WP5D 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은 스티븐 블러스트(67) 국제전기통신연합(ITU) WP5D 위원장은 5G 기술이 변화시킬 미래를 이렇게 표현했다. 1865년 설립된 ITU는 UN 산하 전문기구다. ITU 산하에는 다양한 스터디 그룹이 있는데 WP5D는 이동통신에 대한 기술 표준화 등을 담당한다.블러스트 위원장은 2000년부터 WP5D를 이끌고 있다.

그는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2019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뛰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세계적인 5G 기술 상용화에 있어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6월 5G 주파수 경매를 시작한다. ITU는 2020년까지 10여 차례 회의를 열고 5G 국제 표준을 도출할 예정이다.

블러스트 위원장은 3G, 4G에 이어 5G 국제 표준을 이끌고 있다. 그는 “5G가 서비스가 도입되기 시작하면 연결 사회(connected society)가 점차 완성될 것”이라며 “모든 사물이 통신망을 통해 연결되는 사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상현실을 사람들의 삶에 접목하기 위해선 실시간 정보 전송이 필요한데 5G는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러스트 위원장은 5G가 대신 ‘IMT-2020’이란 용어를 섰다. 세계적 모바일 통신 시스템(International Mobile Telecommunication system)에서 따온 IMT는 2000년 시작됐다. 우리가 흔히 3G라 부르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ITU에선 IMT-2000이라 부른다. 4G는 '진보한 IMT'(IMT-Advanced)가 ITU 공식 용어다. 이동통신에서 국제 표준이 등장한 건 3G가 처음으로 2G까진 국제 표준이 마련되지 않아 해외여행 자동로밍이 불가능했다.

블러스터 위원장은 “5G 상용 서비스가 시작돼도 4G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며 “4G와 5G는 각자 진화와 혁신(evolution and revolution)을 거듭하며 발전할 것”이라며 “4G에선 국제 표준 마련까지 9년이란 시간이 걸렸으나 5G에선 5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티븐 블러스트 국제전기통신연합 WP5D 위원장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스티븐 블러스트 국제전기통신연합 WP5D 위원장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이번 회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삼성전자·KT 등 28명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단은 5G 후보기술을 ITU에 제안했다. 한국 대표단이 제안한 기술에는 국내에서 사용할 예정인 5G 주파수 대역(3.5㎓, 28㎓)에 대한 기술도 포함됐다.

블러스트 위원장은 “4G에서 요구하는 기술 설명서가 70페이지 수준이었다면 5G 기술 설명서는 140페이지로 2배 이상 늘었다”며 “5G 국제 표준엔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는 물론이고 원격 외과 수술이 가능한 신뢰성, IoT(사물인터넷) 통신 기술, 경찰과 소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시간 통신 기술도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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