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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에 입주한 日'우토로 주민'들…文대통령에 감사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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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MBC '무한도전' 캡처]

[사진 연합뉴스, MBC '무한도전' 캡처]

강제퇴거 위기에서 벗어난 우토로 마을 주민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대한민국에 감사편지를 보내왔다. 우토로 주민회(회장 엄명부) 일동은 6일 '우토로 역사관을 위한 시민모임'에 보내온 편지에서 "30년간 지속된 강제퇴거 위기에서 벗어나 재개발된 시영주택에 입주하게 된 데이는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앞장서 문제 해결에 나선 덕분"이라며 이같이 전해왔다.

우토로 마을은 일제 강점기였던 1941년 재일 교포들이 교토비행장 건설에 강제동원되면서 형성됐다. 퇴거 위기는 2004년에 닥쳤다. 토지매입가가 "우토로 마을은 무허가 지역"이라며 강제철거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우토로 마을 주민들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일본인들과 한국의 시민단체 등이 성금을 모았다. 2007년 한국 정부는 우토로 주민들을 위한 지원금을 편성해 토지를 매입했고 주민 재입주 보장을 전제로 일본 정부의 재개발이 추진됐다.

이 일을 추진했던 정부 인사는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은 우토로국제대책회 등 시민단체와 면담 후 정부지원을 추진, 토지매입 문제를 해결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오늘, 우토로 주민들은 재건축 주택에 입주하면서 고국에 감사편지를 보냈다. 우토로 주민들은 "살아온 터전을 뺏기지 않고 그 자리에 다시 둥지를 틀 수 있도록 도운 시민단체 등 모국의 뜨거운 동포애도 큰 힘이 됐다. 살아갈 희망을 얻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주민들 가운데 40세대는 이번 주 '1기 우토로 시영주택'에, 나머지 20세대는 2019∼2020년 건립 예정인 '2기 시영주택'에 입주하게 된다.

주민들은 또 "나라를 빼앗기고 고향을 떠나 민족 차별과 극심한 빈곤을 겪으면서도 강제철거에 맞서 싸운 역사, 그리고 우토로의 가치를 함께 지켜준 한일 양국의 많은 시민과 재일동포의 운동이 오래 기억되기를 소망한다"며 "우토로는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가르쳐주는 상징적인 마을이 되어 양국 청소년과 재일동포 차세대에 소중한 교육의 장이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우토로와 주변 지역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우토로 주민과 양국 시민사회는 우토로의 역사와 가치를 전하기 위한 '우토로 역사기념관'(가칭)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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