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MB가 특활비 지시 주범, 방조범 김백준 구속기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백준 총무비서관과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백준 총무비서관과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청와대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에 직접 특수활동비 지원을 요구하고 지시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방조한 혐의로 김백준 전 기획관을 구속기소 했다.

5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 혐의로 김백준 전 기획관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주범이라 보고 있다"며 "김백준 전 기획관을 방조범으로 기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국정원 특활비 상납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규정함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로 법정에 서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5월께 부하직원을 보내 청와대 근처 주차장에서 국정원 예산 담당관으로부터 현금 2억원이 든 여행용 캐리어 가방을 받게 하는 등 김성호·원세훈 전 원장 시절 국정원 측에서 총 4억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달 17일 구속 때까지 국정원으로부터 일절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후 돈 전달에 관여한 국정원 예산관과 대질 조사 등을 거치며 금품 수수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국정원 자금을 보관하다가 청와대 수석실과 장관실 등에 '격려금' 조로 내려줬다는 취지의 진수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도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 측의 요구로 특활비를 전용해 조성한 돈을 김 전 기획관에게 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핵심 측근 인사들의 진술을 토대로 국정원이 상납한 특활비의 최종 '귀속자'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판단하고 5쪽 분량의 김 전 기획관 공소장에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김 전 기획관을 '방조범'으로 적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일인 이달 25일 이후 이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