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양도세율 올리자…1월 서울 분양권 거래 70%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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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입주 예정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 공사 현장.

올해 말 입주 예정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 공사 현장.

분양권 양도소득세 강화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총 157건으로, 지난해 12월(540건)보다 70.9% 줄었다.

1월 157건 거래…전월 대비 70.9% 줄어 #양도세 부담에 집값 상승 기대 맞물려 #웃돈은 강세…래미안 블레스티지 59㎡ 18억에 나와

지난달부터 청약조정대상지역의 분양권 양도소득세율이 일률적으로 50%로 상향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까지는 분양권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이면 50%, '1년 이상~2년 미만'은 40%, '2년 이상'은 6~40%의 세금을 냈다. 여기다 강남권(서초·강남·송파구) 집값 급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분양권 소유자들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권을 중심으로 분양권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강남구는 지난해 12월 거래량이 41건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단 3건만 거래돼 전월 대비 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 거래량이 50건에서 5건으로 90% 줄었고, 송파구 역시 71건에서 13건으로 82% 감소했다.

하지만 분양권에 붙은 웃돈(프리미엄)은 여전히 강세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전용면적 59㎡ 분양권은 지난해 12월 최고 13억9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지금은 18억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도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12억원 정도에 거래된 전용 84㎡ 호가(부르는 값)가 현재 14억5000만원 선이다.

양지영 소장은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양도세 부담에 따른 분양권 매물 품귀 현상으로 웃돈이 더 올라가는 분위기"라며 "수요 억제책이 아니라 강남 집값 상승의 근본적 원인인 공급 부족 해결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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