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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선수단 IOC 미등록 2명, 정부는 “마사지사·영상분석가”라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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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신고하지 않고 평창 겨울올림픽 대표단에 포함시킨 2명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하키팀 내려올 때 질문 쏟아지자 #그 중 한 명이 나서 중단시켜 #‘선수 일탈 감시 보위성 요원’ 관측

논란은 지난 1일 북측 선수단 32명이 아시아나 전세기 편으로 양양에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지난달 25일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 15명이 입국했기 때문에 방한한 북측 대표단은 모두 47명이 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IOC에 등록한 선수단은 46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1명의 정체가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은 “확인 중”이라고만 하다 논란이 커지자 해명에 나섰다. 통일부 당국자는 4일 “확인 결과 IOC에 등록된 46명 중 1명이 아직 입국하지 않았다”며 “1명은 7일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25일 입국한 감독·선수 13명도 명단에 있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직접 지목하진 않았지만 결국 지난달 25일 들어온 15명의 북측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단 가운데 감독·선수를 제외한 2명이 미스터리의 장본인인 셈이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2명의 북한 남성이 스포츠 마사지와 비디오 분석 등을 포함한 기술적 지원을 위해 선수단과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확인된 게 없다. 이들은 남측 인사들과는 일절 접촉이 없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선수촌 주변에선 이 2명이 북한 국가보위성(우리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기구) 요원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은 지난달 25일 방한 때 박철호 북한 감독에 대한 언론의 질문 공세가 이어지자 이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통상 북측의 인원들이 한국에 올 때 대표단에 ‘보장성원’(지원인력이란 의미)이란 직책의 인사들이 동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뒷바라지를 하면서도 선수들의 일탈 행위를 감시하거나 평양 등과 연락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도 남북 상호 왕래 시 상대 측 지원인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 게 관례였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도 2명의 정체를 짐작하고 있으면서도 눈감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행사이기 때문에 사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 인원이 한국에 올 때는 사전에 명단과 생년월일 등을 통보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면서도 “다만 선수촌이나 경기장 출입을 위해선 IOC에서 발급하는 AD(출입)카드가 있어야 하는데 이는 북한과 IOC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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