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논란 받던 캐나다 국가 가사 바뀐다…‘아들’→‘모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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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국가에서 '아들'이란 표현이 '우리 모두'로 변경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트위터에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사진 캐나다 이민청, 트뤼도 페이스북]

캐나다 국가에서 '아들'이란 표현이 '우리 모두'로 변경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트위터에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사진 캐나다 이민청, 트뤼도 페이스북]

성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캐나다 국가(國歌)의 가사를 바꾸는 법안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상원 의회를 통과했다. 캐나다에선 지난 30년 동안 국가에서 ‘아들’이라는 가사를 ‘국민’ 또는 ‘모두’로 바꾸자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개정 법안의 내용은 캐나다 국가 ‘오 캐나다(O Canada)’의 두 번째 소절을 바꾸는 것이다. 여기서 ‘그대의 아들(all thy sons)’은 ‘우리 모두(all of us)’로 바뀌게 된다.

캐나다 국가가 발표된 1908년엔 원곡에 ‘아들’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이후 1차 세계대전(1914~1918)이 끝난 뒤 참전 군인을 기리는 뜻에서 ‘아들’이란 말이 추가됐다.

이런 가사를 바꾸기 위한 시도는 1980년부터 이어져 왔다. 관련 법안은 12차례 제출됐지만 모두 하원에서 부결됐다. 그러다가 2016년 6월 가사 개정 내용을 담은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됐고, 이번엔 상원 의회에서도 의결됐다.

가사 변경을 지지해 온 무소속 상원의원 프랜시스 랜킨은 “딱 두 단어를 바꾸는 게 작은 일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자부심을 갖고 부를 수 있는 주요한 국가 상징이라는 점에선 거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트위터에 “성평등으로 나아가는 긍정적 발걸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사 반대 입장을 정단 보수당 의원들은 이날 표결에 불참했다. 이 법안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리하는 캐나다 총독의 공식 승인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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