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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회견중계 왜 야당엔 기회 안주나〃평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일일이 메모했다 답변>
○…2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있은 노태우 대통령의 취임 첫 기자회견은 사전 시나리오 없이 기자들의 질문을 대통령이 일일이 메모했다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
옅은 감색양복을 입고 회견장에 나온 노 대통령은 『회견장소를 영빈관으로 잡은 것은 청와대 내에서 가장 좋은 건물이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연 뒤 5분 여의 인사말만 원고낭독을 하고 1시간2O분간 연단에 서서 질문에 답변.
노 대통령은 시종 웃는 모습으로 까다로운 질문에도 전혀 막힘 없이 여유 있게 답변했는데 중간중간 목소리를 높이거나 손짓을 사용, 문제점들을 설명.
이날 TV중계는 실제회견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0시부터 방영됐는데 노 대통령이 프롬프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생중계나 다름없었던 셈.

<각광은 나 하나로 족해>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은 어느 사회에서나 진실로 통한다』면서 깨끗한 정부 실현을 강조.
노 대통령은 새마을비리와 관련, 『항간에 전두환 전 대통령부부, 이규동·이규광·이창석·전기환씨 등 친인척에 대해 말이 많다. 차제에 시시비비를 가릴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엔 『누구의 비리·부정도 법대로 엄격히 다스리겠다』면서도 『그러나 근거 없는 유언비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확답을 회피.
노 대통령은 5공화국과의 단절을 어느 정도 할 것이냐는 물음에 『대나무가 겨울에 새 마디를 키워내듯 잘한 것은 승계하고 잘못된 것은 과감히 청산하겠다』고 대나무 논을 거론.
그는 『뉴스각광을 받는 것은 나 하나로 족하고 집안사람들은 조용히 집일에 충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보통사람을 주장한 만큼 주민들과 벌거벗고 목욕탕에서 만나고 테니스·조깅도 함께 즐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하게 된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청와대생활의 고충을 토로.

<공직자 거동에 신경을>
○…중앙당에서 여러 가지 「엄살작전」지휘를 마친 채문식 민정당대표위원은 21일 다시 지방에 내려가 충남·전북의 8개 지역구를 순회하면서 「현장지원」 .
민정 당은 채 대표의 지난번 경남지역 순방 시 도지사 등이 나타나 행정지원을 받았다는 비판을 받자 앞으로 채 대표가 등장하는 현장에는 지역단체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도록 「공직자 거동관리」에 신경쓸것을 긴급지시.
선거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21일 『우리 당 단합모임에 공무원이 나타나면 「관권선거」 라는 오해만 받고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신인 출마자들은 이런 점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고민스런 표정.

<인의 장막에 싸여간다>
○…민주당의 김영삼 전 총재는 9일간에 걸친 부산·경남 북 지방 지원유세를 마치고 22일의 서울 단합대회에 참석 차 21일 저녁 귀경 한 후 22일 저녁 다시 부산에 내려올 예정. 김 전 총재는 21일 오전에는 밀양·양산 지구당단합대회에 참석, 당원들을 격려했고 자신이 출마하는 서구일대를 돌면서 지지를 호소.
김 전 총재는 단합대회에서 『노태우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선거 때 국민 앞에 제시한 공약을 지키고 있지 않다』며 『한 예로 청와대 기구축소 약속이 오히려 확대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힐난.
김 전 총재는 『노 대통령이 점차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가고있는데 이를 제거하지 못하고 청와대가 「음모의 권부」가 될 때 「제2의 전두환」「제2의 박정희」가 될 것』이라고 경고. <금산=안희창기자>

<2,3개 구 빼곤 전승>
○…전남지역 순방을 마치고 21일부터 전북지역 지원유세에 나선 김대중 전 평민당총재는 노태우 대통령의 기자회견 TV생방송이 불공평하다면서 야당에는 왜 같은 기회를 안 주느냐고 지적. 김 전 총재는 『호남지역을 두 번에 걸쳐 다녔는데 지역마다 우세정도가 차이는 있어도 2∼3개 구를 빼고는 전승할 수 있다』며 『대통령선거 때의 열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대통령선거 때 억울하게 졌다는 한 까지 있기 때문』이라고 강변.
김 전 총재는 『대통령 선거에서 컴퓨터 조작을 동원하는 등 원천적 부정을 저질렀는데 총선에서까지 부정을 저지를 경우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적 저항권 차원에서 노 정권을 대할 수밖에 없으며 13대 정국에서 안정은 도저히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 <전주=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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