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한·필리핀·베트남과 큰 차이 없는 한국

중앙일보

입력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 등 '사드사태'이후 한국을 보는 중국인들의 시각이 험악하다. 중국의 인터넷 한국 관련 기사에는 악성 댓글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언론의 고의적인 한국 때리기도 여전하다.

중국인 머릿속의 한국·한국인① #사드 사태 이후 한국 이미지 크게 악화 #"한국은 역시 미국과 가까운 나라"인식

중국인들의 머릿 속 한국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중국인의 한국에 대한 전반적 이미지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2일 통일연구원이 지난해 9월 외교부의 의뢰로 조사, 작성한 ‘중국인의 한국에 대한 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필리핀ㆍ베트남ㆍ북한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한국과의 관계가 지난 1년간 악화됐다고 보는 한편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로 역내 불안정을 일으키고 있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도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

1

응답자들은 미국과 일본ㆍ러시아 순으로 호감도 점수를 줬다. 지난해 접경 지역에서 충돌을 빚은 인도는 3.44점으로 한국ㆍ베트남ㆍ필리핀보다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북한은 조사 대상 8개국 가운데 최저점을 받았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20대층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경제적으로 윤택한 상하이ㆍ난징의 응답자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한국을 여행하거나 방문 또는 한국 문화를 접하거나 상품을 구입했던 경험이 많을수록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2016.9~2017.8) 중국과 관계가 개선됐다고 인식하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했다. 인도와의 관계가 가장 악화됐다고 봤고, 핵개발 갈등을 벌이고 있는 북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필리핀ㆍ베트남과의 관계도 좋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중국인의 한국 호감도

중국인의 한국 호감도

‘한국이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나라와 더 가깝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0명 가운데 7명이 미국과 가깝다고 답했다. 중국이라는 답변은 10명 가운데 1명선이었다. 두 나라와 관계가 비슷하다는 인식도 17.8%로 나타났다.

중국인의 한국 호감도

중국인의 한국 호감도

한국의 국력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었다. 응답자의 57.6%가 약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강하다는 평가는 42.4%에 그쳤다.

중국인의 한국 호감도

중국인의 한국 호감도

한·중 양국은 1992년 수교이후 '一衣帶水'(일의대수)라는 수사로 가까운 지리 관계를 표하기도 했다. '한 줄기 띠와 같이 좁은 냇물이나 강'이라는 뜻의 말이다. 양국 정치인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의대수의 이웃인 만큼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자"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많은 한국 드라마가 중국인들의 마음을 파고들었고, 경제적으로 상생의 구조를 다져오기도 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 이후 일련의 사태는 이같은 '감정 유대'가 얼마나 허약한 토대에 올려져 있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한국에 대한 중국인의 감정이 악화된 것 만큼이나 중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감정 역시 싸늘해진 것도 사실이다. 이번 보고서는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통계로 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차이나랩=정용환
그래픽=강예슬·정동윤·박지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