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정연설의 '지정생존자'는 페듀 농무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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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국정연설을 대비한 ‘지정 생존자(designated survivor)’는 누구일까.

소니 퍼듀 농무장관이 국정연설 '지정생존자' #안전 장소에서 대비...비상시 대통령직 물려받아 #트럼프 사전 간담회서 "대통령은 연민이 필요"

소니 페듀 미 농무장관 [EPA=연합뉴스]

소니 페듀 미 농무장관 [EPA=연합뉴스]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들은 현지 시간으로 30일 오후 9시에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국정연설의 ‘지정생존자’는 소니 퍼듀(Sonny Perdue) 미 농무장관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ABC 인기 드라마를 통해 널리 알려진 지정생존자 제도란 비상시 대통령직을 넘겨 받을 자격이 있는 행정부 각료를 한 명 지명,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가 열리는 동안 워싱턴 외곽의 안전하고 은밀한 장소에 대기시키는 조치를 뜻한다.

ABC 드라마 '지정생존자'. 배우 키퍼 서덜랜드가 주인공 톰 커크먼을 연기한다. [사진 넷플릭스]

ABC 드라마 '지정생존자'. 배우 키퍼 서덜랜드가 주인공 톰 커크먼을 연기한다. [사진 넷플릭스]

국정연설에는 대통령과 부통령, 행정부 각료, 연방 상·하원의원, 대법관 등 미국 고위 인사들이 모두 모이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리더십 공백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 지난 해 트럼프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 때는 데이비드 셜킨 보훈장관이 지정 생존자였다.

또 이번 국정연설에 초대되는 특별 손님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15명의 특별 손님을 초청했다. 용접공부터 MS-13 갱단 피해 유족, 피격 경찰관, 이라크전 부상 군인 등이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의장과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인 ‘다카(DACA)’ 프로그램의 수혜자들을 초청했다. 푸에르토리코 허리케인 피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카르멘 율린 크루즈 산후안 시장, 최초의 아이티계 미 지방정부 관리 진 브래들리 드르농쿠르 등도 민주당 초대로 대통령 국정연설에 참석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방송사 진행자들과 함께 한 오찬에서 취임 1년 동안 “대통령직은 마음(heart)과 연민(compassion)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지난 1년 간 국정을 운영하며 깨달은 사업가와 대통령의 차이점에 대해 말하며 “내가 지금 하는 일의 큰 부분은 마음과 연민으로 이뤄지는 것이며 돈 문제와는 거리가 있다”며 “예컨대 이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DACA 수혜자를 구제하는 방안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예산 승인을 연계하는 ‘사랑의 법’(bill of love)을 제안하는 등 이전보다 이민 문제에 다소 유연한 모습을 보여 왔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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