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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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7오후 효제국교에서 열린 종로구 제2차 합동유세장에는 경찰이 전날의 창신국교유세장 폭력사태를 의식, 플래카드와 피킷·농악기구 등 흉기로 쓰일 수 있는 물건반입을 교문에서 모두 차단시키고 경비병력 4개 중대 6백여명을 학교주변에 배치.
이에 따라 참석 당원·시민들은 후보측에서 나눠준 소형 종이깃발만을 흔드는 가운데 각 후보의 선거운동원들도 신경전을 자제, 비교적 조용히 진행되기도.
유세가 끝난 후 민주당의 김명윤후보와 제정구한겨레민주당후보는 오후 5시10분 쯤부터 운동원들의 무동을 탄 채 각각 대학로까지 2km의 도로를 따라 지나는 차량과 행인들에게 손을 흔들며 가두행진을 벌이는 색다른 선거운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3천여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16일 오후2시부터 잠실중학교에서 열린 송파갑구 유세는 세번째로 등장한 민정당의 조정환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자 20대 후반의 다른 당 선거운동원이 선관위 측에 『왜 다른 후보들보다 서후보의 마이크소리를 더 크게 조작하느냐』며 음량조절문제로 시비가 붙어 한때 신경전.
선관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후보마다 마이크 사용법이 달라 보다 선명하게 들리도록 하기위해 제각기 앰프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해명.
○…민정당 측은 지난 12대 총선때 야당이 대학생등 청년층 청중으로 일대 바람을 일으켰음을 상기한 듯 이번 선거에 일당을 지급한 아르바이트생을 대거 동원, 유권자에게 「여당도 젊은층에 인기가 있다」 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전력하는 느낌.
16일 상계중학교에서 열린 노원을구 합동 유세장에는 M·D·Y대생 등 대학생 4백여명이 유세장 연단 앞에 집결, 권오주후보를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는 등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벌였으나 이들 중 상당수가 권후보의 홍보물 돌리기, 여론 수집 등을 해온 아르바이트 학생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도.
이들 학생들은 『요즘 유권자들이 선물을 받고도 소신껏 표를 던지듯 권후보를 선전하는 우리들도 투표땐 달라질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해 자신들이 결코「자발적 지지자」가 아님을 넌지시 비추기도.

<우리 아빠를 국회로>
○…17일 오후 영등포 을구의 2차 합동유세가 열린 대동국교입구에는 이원범후보 (민주) 가족들이「우리 아빠를 국회로 보내 주세요」라는 팻말을 들고 서서 입장하는 유권자들에게 일일이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며 지지를 호소.
이날의 유세는 마치 야권후보지지자들이 「대민 정당 공동전선」을 편듯, 야당후보자들의 「강성」발언에는 일제히 박수를 보냈으나 지역구사업을 내세우는 민정당 후보에 대해서는 일제히 야유를 보내기도.
야권후보자들도 서로 『나를 찍지 않더라도 민정당 후보에게는 절대로 표를 주지 말아달라』 고 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민정당의 김명섭후보가 연설하는 도중에 갑자기 한 유권자가 『살인마의 하수인은 물러가라』 고 외치며 단상으로 접근, 사복경찰들이 제지하자 청중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내며 「그대로 둬라」 「유권자는 왕이다」고 고함.
김후보의 연설도중 청중들은 「독재타도」를 외쳐 한때 험악한 분위기.
○…17일 성북갑 합동유세에서는 민정당의 김정례후보가 무소속 이철, 평민당의 설훈, 한겨레당 김현직, 사회민주당 송영기후보 등 화려한 학생운동 경력을 가진 야권후보들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기도.
김후보가 연설을 시작하려 연단으로 나서자 이철후보 등 야권후보 지지 학생들과 청년운동원들이 일제히 야유와 함께 『독재타도』 라는 구호를 외쳐 잠시 연설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자 김후보는 『사랑하는 학생여러분 나는 여러분의 할머니, 어머니뻘』이라며 『악법도 법이다. 법과 질서가 지켜질 때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것』 이라고 호소, 겨우 연설을 끝내기는 했으나 끝내 분을 못 참겠는지 연설을 마치고 연단으로 돌아오며 이철 후보를 향해 『선거방해야』 라고 고함을 지르며 삿대질을 하기도.
결국 유세 시작전의 악수를 나누던 연단의 분위기는 험악해져 김후보는 지지청년과 경호원들에게 싸여 일찌감치 퇴장.
○…17일오후 서울서초동신중국교에서 열린 서초을구 유세에서 민주당 김덕룡후보는 남적십자회담당시 대변인을 지냈던 민정당 이동복후보를 겨냥,『7·4공동성명과 남북적십자회담은 박정권이 자신의 권력을 영구화하기 위한 정치적 쇼 였으며, 이씨는 그 앞잡이요 하수인이었다』고 맹공.

<연단주변 선점에 항의>
○…17일 오후2시 경동국교에서 열린 성동갑구2차합동유세는 야당후보들이 여당 선거운동원들의 연단주변 선점에 항의, 퇴장해 버리는 바람에 유회.
민정당 이세기후보측은 이날 낮12시쯤부터 운동원 5백여명을 연단주변에 배치, 기세를 올렸는데 뒤늦게 도착한 야당후보들이 이에 항의, 오후2시쯤 공화당 박병활후보의 선도로 일제히 연단에 올라가 『이런 분위기에서는 유세를 할 수 없다』며 차례로 민정당을 비난한 뒤 2시8분쯤 퇴장.
선관위 측은 야당후보들이 퇴장한 뒤 유권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으나 선관위 위원장인 송기방부장판사마져 개인적인 이유로 유세장에 나오지 않아 유권해석도 하지 못한 채 어쩔 줄 모르다 2시 50분쯤 유회를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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