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 1대, 또 방공식별구역 무단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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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국 군용기 1대가 29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또 무단으로 진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미상 항적의 항공기가 이어도 서남방에서 KADIZ로 진입하는 것을 포착했다”며 “중국 국적의 군용기임을 식별한 뒤 KADIZ를 벗어날 때까지 감시 비행을 했다”고 밝혔다. 공군의 F-15와 F-16 전투기 8대가 긴급 출격했다.

한·일 방공구역서 4시간35분 비행 #지난달엔 군용기 5대 KADIZ 진입

합참은 “중국 국적 군용기는 9시55분쯤 이어도 동남방에서 KADIZ를 이탈해 JADIZ(일본 방공식별구역)를 비행하다가 오후 2시5분쯤 이어도 서방 KADIZ 외곽에서 중국 방향으로 최종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합참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KADIZ와 JADIZ를 4시간35분 동안 날아다녔다.

방공식별구역은 다른 나라 항공기의 영공 침범에 대비하기 위해 설정한 가상의 선(線)이다. 국제법상 영공은 아니지만, 이 구역에 진입할 때는 당사국에 사전 통보하는 게 관례다. 이날 KADIZ를 침범한 중국 군용기는 Y-8 계열의 항공기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올해 들어 처음이며, 지난해 12월 18일 이후 42일 만이다. 당시 중국군의 폭격기와 전투기 5대가 이번과 유사한 비행 경로로 KADIZ를 침범했다. 당시 중국 공군 대변인인 선진커(申進科) 대령은 “계획에 따른 정례적 훈련이고 관련 국제법과 국제 실천에 부합하며 어떤 특정 국가나 지역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이날 KADIZ 무단 진입은 일본을 노린 작전으로 보이지만, 한국을 압박하고 전략자산을 전개 중인 미국을 견제하려는 다목적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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