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출범 한국독립야구리그, 이준석 총재 취임

29일 서울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이준석 한국독립야구연맹 총재 취임식. [김효경 기자]

한국독립야구리그가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4개 팀이 출전하는 리그 출범을 앞두고 총재 취임식을 열었다.

사단법인 한국독립야구연맹(KIBA·이하 연맹)이 29일 서울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이준석 초대 총재 취임식을 개최했다. 연맹 출범 이후 첫 공식행사인 취임식에는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 허구연 KBO 야구발전위원장, 이승엽 KBO 홍보위원,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독립야구단은 프로야구에 가지 못한 '야구 미생'들의 재도전 무대다. 2011년 9월 창단한 고양 원더스는 KBO 퓨처스리그(2군) 팀들과 겨루며 프로 선수들을 배출했다. 그러나 운영비 문제로 만 3년 만에 해체됐다. 원더스 해체 이후에도 독립야구단들이 창단됐으나 단일 리그가 운영되진 못했다. 지난해 2017 스트라이크존배 한국독립야구리그(정규시즌 18경기)가 열렸으나 참가팀은 서울 저니맨(2016년 창단)과 연천 미라클(2015년 창단), 2개뿐이었다.

2011년 창단해 3년 만에 해체된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연맹은 올시즌 4개 팀이 참가하는 독립리그를 출범한다. 미라클과 저니맨에 이어 양승호 감독이 이끄는 파주 챌린저스(2017년 창단), 정기창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의정부 신한대(2018년 창단)가 합류했다. 가칭은 '2018 KIBA 드림리그'이며 프로야구 경기가 없는 매주 월요일에 2경기씩 팀당 24경기(정규리그 16경기)를 치른다. 개막전은 3월 2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리며 10월 29일까지 시즌을 치른다. 8월에는 일본, 중국, 대만 등의 독립야구단을 초청하는 교류전도 추진한다. 성남 블루팬더스, 고양 위너스, 양주 레볼루션, ISG 수원 로보츠가 출전하는 경기도챌린지리그와도 교류한다.

연맹은 지난해 11월 이준석 총재를 추대하고, 공동트라이아웃을 개최했다. 지난 19일 창립총회를 거쳐 이날 이준석 총재 취임식을 가졌다. 이준석 총재는 "제안을 받았을 때 2015년 대학 동기였던 데이비드 스턴스가 밀워키 브루어스 단장을 맡아 팀을 이끌고 있던 게 기억난다. 젊음을 내세워 나도 야구를 위해 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설 곳을 잃었지만 기적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도전하는 선수들이 자부심을 갖고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리그를 만들어 한국식 독립야구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준석 초대 한국독립야구연맹 총재

독립구단의 꿈은 크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1년 운영비 2억~4억원 정도에 불과해 형편이 어렵다. 작은 돈이나마 월급을 받는 미·일 독립구단과 달리 선수들이 구단에 50만원~80만원 정도의 숙식비를 납부하기도 한다. 미라클은 연천군이 스폰서로 나섰고, 저니맨은 용품회사 등 작은 스폰서 기업 여러 개를 유치했다. 김인식 미라클 감독도 "연천군의 도움으로 4년째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마음껏 지원해 줄 수 없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희망을 채울 수 있는 문이 독립리그다. 매년 프로야구단으로부터 지명을 받는 선수는 전체 10% 정도인 100여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야구선수로서의 길을 포기해야만 한다. 전 kt 소속 김상현(38)이 대표적이다. 2016시즌을 마지막으로 프로 무대에서 떠난 김상현은 지난해부터 미라클에서 뛰고 있다. 올시즌엔 미라클 선수 겸 감독으로 활동한다. 김상현은 "감독이라고 하기엔 쑥스럽다. 선수들을 이끄는 입장이다. 경주 전지훈련을 떠나는데 열심히 하겠다"고 야구에 대한 꿈을 드러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