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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과 민주화 확인|18일만에 막 내린 중공 전인대 결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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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홍콩=박병석 특파원】중공 제7기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는▲사영경제발전 및 토지사용권의 전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헌법수정▲향후 5년 간 중공을 이끌 주요지도급 직위선출▲대외경제개방을 위한 『중외합작기업 법』등을 통과시키고 18일간의 회기를 마쳤다.
이번 대회는 어느 때 보다 활성화된 모습을 보여「개방과 민주화」라는 측면이 두드러졌다.
홍콩의 신문들은 이번 전인대가▲비밀투표허용▲전인대상무위원 선출 시 제한적 복수 후보 제(차액선거)▲2백50여명의 외국기자(홍콩·마카오포함)들의 취재▲대만기자의 직접취재▲회의토론모습 및 내 외신 기자회견의 TV중계 및 당일 방영▲물가·교육·사회기풍 등「민감한 문제」에 대한 열띤 토론 등 몇 가지 점에서 「사상초유」의 사례를 기록했다고 전하고 있다.
처음으로 비밀투표 및 기권 표가 허용된 이번 전인대의 주요 국가지도자 선출투표에서 예상외로 많은 반대 및 기권 표가 나온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주요 지도자선출에서「덩샤오핑(등소평)이 국가군사위주석으로 연임되고「양상쿤」(양상곤)이 국가주석으로, 「완리」(만리)가 전인대상무위원장(국회의장직)으로 결정된 것은 등소평 체제의 재확인을 의미한다.
이들 주요지도자중 등소평과 양상곤이 각각 84세,「왕젠」(왕진)이 79세, 만리가 72세이며 정협 주석으로 선출된 「리센녠」(이선념)이 79세인 점을 보면 지난해 9월의 제13차 전당대회에서 보여준 세대교체(연경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다만「리펑」(이붕)수상이 12일 전인대의 인준을 얻기 위해 제출한 44명 내각의 평균 연령이 59·1세로 제6기 전인대 때의 내각에 비해 다소 젊어진 것과 이붕 자신을 포함한 45명의 내각구성원 중 4분의3이 기술간부출신이며 4분의1이 외국유학경험자 등 이라는 것 등을 감안하면 전문화와「연경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전인대는 12일 사영경제 존재발전과 토지사용권 전매 등을 허용하는 헌법수정안을 정식통과 시킴으로써 경제체제개혁과정에서 도입된 자본주의적 요소를 합헌 화했다.
중공의 이 같은 헌법수정은 그 동안의 개혁·개방과정에서 채택된 자본주의적요소의 법적 보호라는 측면과 함께 앞으로 전개 될 개혁의 방향이나 폭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로써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정도에 해당하는 중공 내 사영기업가들의 불안감도 해소된 셈이며 더 많은 기업가들의 탄생을 법적으로 보장하게 됐다.
이번 전인대기간 중 많은 비판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물가·사회기풍·농업 및 교육정책 등이었다.
특히 교육정책은 지식인에 대한 대우 및 정책과 연결돼 전인대나 정 협 대표들의 날카롭고도 강도 높은 비난을 받은 것은 물론 북경대 등 몇 개 대학생들이 대자보를 통해 집중 공격하는 대상이 되기도 했는데 당시 교육정책의 총 책임자가 이붕 수상이었다는 점도 주목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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