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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4일 사실상 分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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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당 창당을 위한 민주당 신주류 의원들의 구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민주당 내 신당추진모임은 2일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오는 4일 신당 문제의 결판을 내기로 했다.

특히 이들은 4일 당무회의에서 전당대회 소집이 무산될 경우 곧바로 '창당주비위' 발족을 선언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은 사실상 분당 상태에 들어가는 셈이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전대 소집이 무산되면 4일 저녁이나 5일 오전쯤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창당주비위 발족을 공식 선언할 계획"이라며 "창당주비위 구성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1차로 42명 정도"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창당주비위를 구성키로 한 것은 선도 탈당을 주장하는 강경파들의 명분도 살리고 시간벌기를 하면서 동조세를 규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당주비위 구상은 당적을 유지하면서 신당 창당작업을 할 수 있다는 이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류 측은 이와 별도로 추석 전에 통합연대(한나라당 탈당의원들의 모임).개혁당 등 민주당 밖의 신당 추진세력과 연석회의를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창당발기인 대회는 국정감사 후인 10월 20일께로 예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당추진모임 홍보위원장인 정동채(鄭東采)의원은 "앞으로는 모든 행동을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때 맞춰 민주당 밖에서 개혁신당을 추진 중인 통합연대.개혁당.신당연대 등은 당초 7일로 예정했던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식과 창당 발기인대회를 이달 하순으로 연기했다. 신당연대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민주당 내 신당논의를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창준위 발족식을 28일께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제 관심은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의 향배다. 이들이 가세해야 신당 작업은 세 규합에 성공하면서 구주류 측을 고립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주류는 집요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에도 신주류 강경파인 신기남(辛基南)의원은 김근태(金槿泰)의원을 만났다. 그러나 金의원 등 중도파는 아직 최종 결심을 미루고 있다.

신당추진모임에선 중도파 의원들이 합류할 경우 당내 동조의원들의 규모가 최대 70명까지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들의 구상에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도파들의 결심이 계속 늦춰질 경우 신당의 당내 세 확산 작업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그러면 선도탈당론자들과 신중론자들 사이의 갈등이 다시 표면화하면서 내부 노선 투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방향이든 4일 당무회의를 계기로 그동안 지루하게 전개돼온 민주당의 신당 논의는 새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한편 부산.경남(PK)지역의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은 오는 5일 먼저 민주당을 탈당한다. 정윤재(사상).최인호(해운대.기장갑).노재철(동래).조경태(사하을).송인배(양산).김도훈(창원갑) 위원장 등 여섯명이다.

부산정개추 관계자는 "PK지역 민주당 원외위원장들의 탈당은 신당 창당의 물꼬를 트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경남의 장상훈(거제).권오성(거창-함양).김용안(통영-고성).김종길(진해)씨도 6일 탈당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수호.박승희.신용호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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