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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 원로들, 안철수와 결별…“합당하려면 탈당해서 하라”

중앙일보

입력

권노갑 국민의당 상임고문은 27일 안철수 대표의 통합 행보를 ‘야합’으로 규정하면서 ’바른정당과 합당하려면 국민의당을 탈당해서 하라“고 밝혔다. [중앙포토]

권노갑 국민의당 상임고문은 27일 안철수 대표의 통합 행보를 ‘야합’으로 규정하면서 ’바른정당과 합당하려면 국민의당을 탈당해서 하라“고 밝혔다. [중앙포토]

국민의당 권노갑ㆍ정대철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원로들이 통합반대파가 추진하는 신당 ‘민주평화당’(민평당)의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 갈등으로 당이 분열의 길로 치닫자 안철수 대표의 통합 행보를 ‘야합’으로 규정하면서 “바른정당과 합당하려면 국민의당을 탈당해서 하라”면서 입장을 굳혔다. 이들은 2016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이듬해 대선에서도 안 대표의 힘이 됐지만, 결국 안 대표와 결별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박지원 전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권 상임고문의 전언’이라며 안 대표와 권 상임고문의 이날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대화록에 따르면 권 상임고문과 정 상임고문은 통합에 대한 설명을 듣고자 안 대표와의 회동을 요구했고, 안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권 상임고문에게 전화로 “통합해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념과 햇볕정책을 이어가겠다. 고문님을 모시고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권 상임고문은 “안 대표와 창당, 대선은 함께 했지만 이제 햇볕정책 반대세력과의 통합을 반대하며 그러한 설명을 듣기 위해 회동을 원했던 것”이라며 “이제 안 대표와 인간적인 관계는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치적 관계는 정체성이 달라서 함께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권노갑 국민의당 상임고문 성명. [사진 박지원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권노갑 국민의당 상임고문 성명. [사진 박지원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권 상임고문은 이날 박지원 전 대표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선거에서 표를 좀 더 얻기 위해 정신과 목적이 다른 정당과 합하는 것은 통합이 아니라 야합이며 이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권 상임고문은 이어 “우리가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안 대표를 지지한 것은 김대중(DJ) 대통령과 호남정신을 계승ㆍ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며 민주주의, 인권, 평화를 실현하고 중산층과 서민이 안정되게 생활하는 정치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며 “그러나 안 대표는 이 정신과 목적을 버리고 유승민 대표와 통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상임고문은 또 “국민의당의 이름으로 바른정당과 합당해선 절대 안 된다”면서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 합당하려면 국민의당을 탈당하라고 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상임고문은 오는 28일 반(反)통합파 의원들이 추진하는 민주평화당 창당발기인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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