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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세금낭비 논란 박원순 “미세먼지 주원인 중국…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순 없다”

중앙일보

입력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지난 16일 서울타워 전망대에서 먼지로 뒤덥힌 서울 시내를 보고 있는 시민(우) [중앙포토]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지난 16일 서울타워 전망대에서 먼지로 뒤덥힌 서울 시내를 보고 있는 시민(우) [중앙포토]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지역 국회의원들과 국회 미세먼지대책특별위원회 위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최근 서울시의 노력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민주당 의원에 ‘편지’…서울시 정책설명·지원부탁

박 시장은 최근 서울시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대한 야권과 보수언론, 일부 여당 서울시장 예비주자들의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변하고, 차량 2부제 강제를 위한 특별법 처리 등 국회 차원의 협조를 부탁했다.

박 시장은 편지에서 “지난 며칠 동안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와 관련해 서울시가 시행해온 대중교통 무료정책이 언론과 여론의 한복판에 서 있다”며 "‘효과도 없는 50억원짜리 세금낭비’ ‘전형적 포퓰리즘’ ‘선거를 앞둔 정치적 쇼’ 등 비판과 냉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뜨거운 관심과 지적이 우리 사회에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전환점이 될 것을 점점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며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그랬듯 서울시는 모든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선제적 대응을 통해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끌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미세먼지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중국에서 오는 오염물질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일”이라며 “서울시는 그간 다른 어떤 지방자치단체보다 선도적으로 관심을 갖고 대기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버스 교체, 노후 경유 차량 조기폐차와 저공해화, 중국 북경시와의 통합대기질 협의,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미세먼지 대토론회와 대기 질 개선 10대 과제 발표, 민감군 주의보 제도 도입, 보건용 마스크 보급 등을 열거했다.

박 시장은 “대중교통 무료만으로는 교통량 감소 효과가 1~2%대로 적게 나타났지만, 이번 정책을 계기로 차량 2부제, 친환경 차량 교체, 화력발전소 감축, 중국과의 대기 질 협상을 이어간다면 분명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시장은 “당장 가장 효과가 높은 차량 강제 2부제를 담은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며 “2월 임시국회에 통과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시기 바란다”고 의원들에게 요청했다.

그는 “환경문제는 여야가 따로 없는, 이념을 초월한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미세먼지 문제가 이번에 반드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의원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다음은 박원순 시장의 편지 전문이다.

이번 미세먼지 사태에 관련해 의원여러분께 드리는 글

존경하는 서울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서울시장 박원순입니다.

2018년 새해를 맞아 의정활동에 바쁘신 의원님 한분한분을 모두 찾아뵙는 것이 도리이나 이제야 이렇게 서한으로 인사드리는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 며칠 동안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와 관련해 서울시가 시행해온 대중교통 무료정책이 언론과 여론의 한복판에 서있습니다. ‘효과도 없는 50억원짜리 세금낭비’ ‘전형적 포퓰리즘’ ‘선거를 앞둔 정치적 쇼’ 등 비판과 냉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뜨거운 관심과 지적이 우리 사회에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전환점이 될 것을 점점 확신하고 있습니다. 어제 하루 10만명의 시민들께서 추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셨습니다.

현재의 미세먼지 사태는 재난입니다. 미세먼지는 침묵의 살인자입니다. 1년에 1만 7천명이 호흡기질환으로 조기사망하고 있습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2015년 메르스사태 때 그랬듯 서울시는 모든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선제적 대응을 통해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끌어낼 것입니다.

이번 정책은 미세먼지 문제해결의 끝이 아니고 시작입니다.
서울시는 이번 대중교통 무료정책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세먼지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중국에서 오는 오염물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일입니다.
서울시는 그간 다른 어떤 지방자치단체보다 선도적으로 관심을 갖고 대기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난 10년간 7천여대의 시내버스 전량을 친환경버스로 교체했고, 30만대 이상의 노후경유차량을 조기폐차 또는 저감장치 부착을 통한 저공해화를 추진했습니다. 또한 채무감축을 통해 마련한 예산으로 1년에 1조원씩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투입했습니다.

중국 북경과도 통합대기질 협의를 통해 각자의 목표를 정하고 대기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산둥성 환경청장에게 우리 기업의 이산화질소의 저감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중국기업에 적용하겠다는 약속을 받기도 했습니다.

작년 5월에는 시민과 함께 대기질 문제해법을 찾고자 광화문광장에서 미세먼지 대토론회를 개최했고 그 내용을 정리해 ‘대기질 개선 10대 과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번 ‘대중교통 무료정책’은 이와 같은 집단지성의 결과물로 산출된 시민의 생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서울시는 민감군 주의보 제도를 마련하고, 민감군 주의보 발령 시 미세먼지 취약계층인 영유아, 어린이, 어르신 105만 명에게 보건용 마스크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장애인노인복지시설을 통해 마스크 배급을 완료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서울시는 앞으로 보다 더 강력한 대책이 시행되고 획기적으로 증액된 예산이 투입될 수 있도록 타지자체 및 정부와 협력할 것입니다.

대중교통 무료만으로는 교통량 감소효과가 1~2%대로 적게 나타났지만 이번 정책을 계기로 차량 2부제, 친환경차량 교체, 화력발전소 감축, 중국과의 대기질 협상을 이어간다면 분명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의원 여러분의 협조와 격려는 저희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당장 가장 효과가 높은 차량 강제2부제를 담은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습니다.
2월 임시국회에 통과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환경문제는 여야가 따로 없는 이념을 초월한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세대가 우리의 아들?딸들에게 깨끗한 공기를 물려줘야 하는 것은 시대적 사명이자 도덕적 책무이기도 합니다.

서울시가 기폭제가 되어 촉발된 미세먼지 문제가 이번에 반드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의원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저와 서울시 동료들은 서울시정의 최우선목표인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 1. 19
서울시장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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