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신생아 수...中 두자녀 허용, 반짝 효과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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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지난해 신생아 수가 1723만명으로 전년보다 63만명 줄었다.[홍콩 SCMP 캡처]

중국에서 지난해 신생아 수가 1723만명으로 전년보다 63만명 줄었다.[홍콩 SCMP 캡처]

“모든 부부에게 2명의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
 2015년 중국은 두 자녀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인구 증가 억제를 위해 채택한 한 자녀 정책이 3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신생아 1723만명, 전년보다 65만명↓ #中 "가임 여성 줄어 신생아 준 것" #고령화 심각…“일본 전철 따를 것” 우려도

 인구 정책이 방향을 튼 뒤 실제 중국의 출산율은 올랐을까.
 두 자녀 정책 시행 첫해인 2016년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약 130만명 늘어난 1786만명으로 집계됐다. 2000년 이후 최대치였다. 이어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의 절반 이상(52%)은 둘째 아이고, 이 비율이 전년(45%)보다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두 자녀 정책으로 선회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이는 반짝 효과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중국에서 한 자녀 정책이 폐기된 이후 처음으로 연간 신생아 수가 줄었다고 보도했다.

 FT는 “국가통계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1723만명이 태어났는데 전년(1786만명)보다 감소한 것”이라며 “한 자녀 정책을 완화한 이후 연간 출생아 수가 처음 줄었다. (출산 정책) 개혁이 출산율 감소를 역전시키지 못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은 두 자녀 정책 도입으로 신생아가 연간 400만명씩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FT는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한 2016년 신생아 수가 늘었던 것과 관련해 둘째를 계획했던 부부들이 출산을 하면서 생긴 일시적인 효과였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덧붙였다.

 중국에서 지난해 신생아 수가 1723만명으로 전년보다 63만명 줄었다.[파이낸셜타임스(FT) 캡처]

중국에서 지난해 신생아 수가 1723만명으로 전년보다 63만명 줄었다.[파이낸셜타임스(FT) 캡처]

 마틴 와이트 하버드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부는 (두 자녀) 금지령이 해제된 것을 이용했지만, 농촌 지역 대부분의 중국인은 (자녀에 들어가는) 교육비 지출을 우려하고 있다”며 “많은 자녀를 갖도록 격려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두 자녀를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대부분은 교육비 등 경제적 문제를 감당하기 어려워 출산을 꺼린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신생아 수가 줄어든 것과 관련 중국 당국은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싱즈훙(邢志宏)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지난해 신생아 수가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가임연령 여성인구가 감소한 결과”라며 “그렇더라도 신생아 중 둘째 비율이 50%를 넘는 등 인구 증가를 위한 전면 두 자녀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두 자녀 정책의 성공 여부를 떠나 언론들은 저출산 흐름과 맞물린 심각한 고령화 문제를 우려했다. FT는 “중국 인구는 2030년 14억명으로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면서 “이번 세기 중반쯤 중국인 3명 중 한 명은 60세 이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SCMP도 “중국의 16~59세 인구는 지난해 500만명 줄었다”며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계속 증가하면서 지난해 말 11.4%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전년(10.8%)보다 증가한 수치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1억5831만명으로 러시아 인구보다 많다.

 이 매체는 “인구통계학적으로 중국의 신생아 감소, 고령화 등의 현상은 일본과 비슷하다. 중국도 일본과 비슷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국가 재정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지방 연금 기금 절반 가까이는 적자 상태에 있다. 저우 티엔용 베이징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발행된 금융·경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강력한 조치가 없다면 노동력 감소로 인한 누적적인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출산율 하락을 막기 위해 세금 감면과 보증금 등 출산 장려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푸시엔 위스콘신 매디슨대학교 연구원은 “두 자녀 정책은 실패했다”며 “중국이 일본처럼 되는 것을 피하려면 아이들을 갖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중국 국가통계국

출처:중국 국가통계국

 한편 중국이 향후 가족정책을 완전히 폐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푸시엔 연구원은 “중국은 2018년 산아 통제 등 가족정책을 완전히 철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전국 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출산 정책은 다른 경제·사회 정책 정책과 조화를 이루도록 할 것”이라면서 “가족계획에 대한 일반적인 언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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