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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드라마가 된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중앙일보

입력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사진 tvN]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사진 tvN]

tvN 수목극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송을 끝마쳤다.

지난 18일 방송된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마지막 회는 시청률 11.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자,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시청률 1위 기록이다.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 분)이 구치소로 들어가며 시작된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이야기는 야구선수 김제혁이 무사히 교도소를 나오고 다시 야구장에 오르며 마무리 지었다.

그간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교도소' 이야기를 안방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당겼다. 특히 드물게나마 기존 드라마가 교도소를 다룰 때 썼던 방법처럼 탈옥과 같은 극적 도구로서 교도소를 활용하는 대신 그 안에 수용된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그 전략은 유효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사진 tvN]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사진 tvN]

교도소와 범죄자에 대한 거부감은 '사람' 속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지자 금세 허물어졌다. 단지 주인공인 김제혁 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모두가 매회 에피소드를 이끌어가거나 큰 역할을 하며 이야기의 중심에 섰다. 다양한 인물이 그 중심에 섰기에, 청춘 담론뿐 아니라 동성애 코드, 갑질 코드 등 다양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녹아들었다. 그들만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로 다가온 이유다. 김제혁 외에도 장기수(최무성 분),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 분), 장발장(강승윤 분), 고박사(정민성 분), 한양(이규형 분), 유대위(정해인 분), 똘마니(안창환 분), 준호(정경호 분) 등 조연들이 주목받은 이유기도 하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제작진은 "희망은 '감옥'하면 떠올릴 수 있는 코드다. 꿈에 대한 희망, 사람에 대한 희망이 제혁의 인생 이야기 속에 담긴 포인트"라며 "주인공을 통해 희망찬 에너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사진 tvN]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사진 tvN]

그렇다고 무작정 '범죄자'들인 이들을 옹호하지만은 않는다. 당초 '범죄자를 미화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신원호 PD는 거리 두기에 성공하며 '슬기롭게' 불식시켰다. 안타깝긴 하지만 대표적인 사례가 유한양 이야기다. 마약을 한 혐의로 교도소에 들어온 유한양은 온갖 금단현상을 참아내며 약을 끊었지만 출소 직후 마약을 건네는 옛 공범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고, 다시 경찰들에게 붙잡힌다. 실제 마약 범죄의 재발률은 40% 대로, 다른 범죄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신원호 PD는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고 '응답하라' 시리즈에 이어 다시 한번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교도소 내 소지(사동 도우미)의 존재 등 교도소 생활 묘사에서 묻어나오는 디테일한 묘사도 극의 몰입에 힘을 보탰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1년 넘게 인터뷰와 자료 조사 등을 통해 취재했다고 한다. 신원호 PD는 "사람이기에 지닐 수 있는, 개인마다 지닌 다양한 면을 확인하면서 다르게 생각해 보는 계기, 본인을 돌아보는 지점들도 전작보다 많아졌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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